그레그 전 美대사 “北조문단 접견 후 李대통령 대북관 변화”
입력 2010-04-07 21:32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관이 지난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남한을 방문했던 북한 조문단을 접견한 뒤 크게 달라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대표적인 친한(親韓)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인 도널드 그레그(사진) 전 주한 미대사는 7일 출간된 ‘2020 대한민국’에서 “2009년 늦여름부터 약 6주일간 세 차례 이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는데 (북한과 관련한) 사고에 상당한 변화와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그해 8월 중순만 해도 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다소 강경하고 신중한 노선을 취하고 있었다”면서 “남북한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기대를 아예 접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인상마저 보였다”고 썼다.
그는 그러나 “그 직후인 김 전 대통령 장례식에서 만난 이 대통령은 북한 조문단을 접견한 뒤 큰 변화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매우 우호적인 톤으로 (북한 조문단과의) 대화가 진행된 부분에 대해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면서 “북한을 적이 아니라 친구로 대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나이도 같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같은 해 9월 23일 이 대통령이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 다시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하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