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일본 기업에 더 배워야”
입력 2010-04-07 18:25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6일 “삼성이 최근 몇 년간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일본 기업으로부터 더 배워야 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경영복귀 후 첫 대외 행보로 일본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經團連) 회장으로 내정된 요네쿠라 히로마사 스미토모화학 회장 등 일본 기업인들과 만찬을 가졌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 전시회 ‘CES 2010’에서 “(일본 경쟁사들에) 신경은 쓰지만 겁은 안 난다”고 말했던 이 회장은 이번엔 “배워야 할 게 있으며 한국과 일본 기업은 서로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말했다. CES에선 자신감을 피력했지만 복귀 후 첫 공식 행사에선 자만심을 경계한 것이다.
이 회장은 한·중·일 3국의 경제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동북아 3국은 제조능력이 뛰어나고 시장 잠재력도 무한하기 때문에 3국의 경제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민간이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는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도 함께했다. 만찬이 열린 승지원은 이 회장의 선친(이병철 선대 회장)이 살던 집을 개조해 만든 그룹 영빈관이다. 이 회장이 국내외 주요 인사들을 만나는 공간이어서 앞으로도 사실상의 회장 집무실로 쓰일 전망이다.
이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위해 7일 전용기를 타고 유럽으로 떠났다. 이달 말까지 스위스, 이탈리아 등을 돌며 현지 IOC 위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