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 전후 경력단절, 고용률·임금 낮춘다”
입력 2010-04-06 19:30
결혼과 출산을 전후한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이 고용률을 낮추고 재취업할 때 임금을 낮추는 이중의 손실을 초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혜원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제10회 남녀고용평등 강조 주간(4월 1∼7일)을 맞아 6일 노동부 주최로 열린 ‘고용평등정책 세미나’에서 “이러한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산전후휴가 및 육아휴직제도를 고용친화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한국노동패널조사 원자료를 이용해 2000∼2002년 첫 출산한 여성의 출산전후 고용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고용률은 첫 출산 2년 전에 64%로 최고수준에서 출발해 출산 때 21%로 최저점에 도달한 뒤 1년간은 큰 변동이 없었다. 그 후 고용률은 소폭 증가하지만, 다시 40개월간 정체됐다. 결국 출산 5년 후 고용률은 출산 2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인 30%에 불과했다.
또 24개월 이상의 연속적 실직기간으로 정의되는 경력단절은 재취업할 때 임금수준에 악영향을 미쳤다. 결혼하기 전 노동시장에서 퇴출한 경우 재취업했을 때 임금이 가장 낮았고, 결혼과 출산 전후에 퇴출한 경우가 그 다음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초산 2년 후까지 일을 계속하다가 비취업상태가 시작될 경우 재취업했을 때 임금손실이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은 출산 후 고용률 추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둘째 자녀를 갖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자녀를 한 명만 낳는 경우 출산 2년 후 고용률이 40%를 넘어서고, 4년 후에는 60% 수준에 육박하는 반면 두 자녀 이상을 낳은 경우 고용률은 초산 이후 40개월 시점에서 20% 이하로 하락했다.
김태홍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 적극적 고용개선제도가 시행된 2006∼2009년 실적을 토대로 이 제도가 여성관리자 비율을 높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임항 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