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실종 동료 찾겠다”… 생존 장병 3명, 현장서 구조작업

입력 2010-04-06 20:29


침몰한 해군 천안함의 생존자 중 박연수 대위(작전관), 허순행 상사(통신장), 송민수 중사(병기선임하사) 3명이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이후 구조 활동을 벌였던 천안함 최원일 함장은 지난 2일부터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6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박 대위 등 3명이 2일 헬기편으로 백령도로 이동해 구조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해가 비교적 경미한데다 동료를 구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가 워낙 강해 이들의 뜻을 받아들였다는 게 해군 측 설명이다. 또 이들이 사고 당시 상황과 사고 해역 특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도 고려됐다. 헬기는 백령도에 이들을 내려놓고 그동안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구조 작업을 벌인 최 함장 등 6명을 태우고 국군수도병원으로 돌아왔다.

최 함장은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 함장은 ‘급성기 정신적 충격에 따른 안정 치료’와 ‘다면적 인성검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함장은 천안함에 타고 있다 실종된 46명의 장병을 구조하지 못한 데 대한 정신적 충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함장의 한 지인은 “(최 함장이) 평소 동료, 선후배들로부터 책임감이 강한 사람으로 인정받았다”며 “그런 그가 오랜 시간 함께한 승조원을 46명이나 잃었으니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들겠는가”라고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지휘관은 무한대의 책임을 진다’는 신조 때문에 최 함장은 침몰한 함선의 지휘관으로서 상당한 심적 고통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실종자 가족들과의 자리에서도 그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슬픔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을 정도”라고 했다. 당시 그가 차에 올랐을 때 실종자 가족들이 이를 막으려고 하자 급히 자리를 피하게 한 것도 패닉상태에 빠진 최 함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최 함장이 조금씩 안정을 취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심적 안정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해군 관계자는 “최 함장은 병동에 함께 있는 54명의 승조원과 대화를 나누며 지내고 있다”며 “사고를 함께 당한 장병들이 불안해할 것 같아 일일이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가족협의회는 “일부 생존자들은 샤워 물소리만 들어도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생존자 면담을 하더라도 건강상태가 나쁘지 않은 일부 장병들을 만나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남·평택=조국현 이경원 노석조 기자 jo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