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잔치’ 개막… 목표주가 줄줄이 상향

입력 2010-04-06 18:57


6일부터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 막이 올랐다. 높아진 시장 기대치는 코스피지수를 1726까지 끌어올리며 이미 증시에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다. 그러나 실제 성적표가 기대치를 만족시키거나 초과한다면 증시가 한 단계 더 뛰어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추정한 국내 500대 기업(시가총액 비중 91%)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48%(6조1300억원) 늘어난 20조4500억원이다(3월 말 현재).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9월 초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며 10%나 증가했다. 1분기 매출액은 4분기보다 2%(4조13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1분기 실적을 높여 잡으면서 목표주가가 상향조정된 종목도 확 늘었다. 2월엔 147건이 상향조정되고 그보다 많은 210건이 하향조정됐지만, 3월엔 148건과 81건으로 역전됐다.

이는 현재 주요 산업의 업황이 예상 외로 좋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이나라 수석연구원은 “국내 대표산업인 전기전자(IT) 업종은 1분기가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매출을 늘리고 있으며 각종 세제혜택이 종료된 자동차 업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적 모멘텀은 미국에서도 불어올 기세다. 대신증권 박중섭 선임연구원은 “미국 S&P500 종목의 1분기 실적 전망엔 큰 변동이 없다. 이는 역설적으로 미국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치가 어닝서프라이즈(기대치 초과)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현재 미 다우지수는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앞두고 일자리 등 각종 경제지표 호전에 힘입어 18개월여 만에 1만1000포인트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 종목을 선택할 땐 2·3분기까지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지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500대 기업의 2·3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대비 각각 8%, 9% 증가하며 1분기보다 상승세가 뚝 떨어지는 등 시장 전체적으로는 실적 모멘텀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