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읽기·필사’ 과목 의무 이수… 백석대 신대원 ‘의미있는’ 실험
입력 2010-04-06 17:49
백석대 신학대학원에 기독교계의 교육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신대원 900여명의 학생들에게 지난 학기부터 ‘성경 읽기와 필사’라는 과목을 이수하게 해 경건 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것.
백석대는 신대원생들에게 6학기(3년) 동안 성경 본문을 직접 읽고 쓰게 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토록 하고, 더 나아가 목회 현장에서 필요한 설교를 직접 뽑아내는 훈련을 하고 있다. 국내 신대원에서 처음 시도된다.
백석대 신대원은 이 과목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5∼6년의 연구와 커리큘럼 개정 작업을 거쳤으며 1090개 단위로 만든 ‘성경탐구’ 교재를 개발했다. 학생들은 매일 한 단위씩 이 교재로 질문에 대한 답변과 토론, 발표를 해야 하며 방학 기간 신약과 시편을 직접 노트에 써서 제출해야 한다.
반대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신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쳐야지 왜 성경을 읽고 쓰게 하느냐, 신대원은 성경학교가 아니다’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설립자 장종현 목사를 비롯한 학교 측의 교육이념은 확고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고 쓰고 연구하고 묵상하는 일이야말로 신대원에서 할 일이고 한국 교회를 살리는 길이라는 것이다. 또 성경 내용을 상세히 아는 것이 신학 연구의 기본이고 영적 생활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장동민 교수는 “목사 후보생들이 성경 자체를 잘 모르는 것이 한국 교회 위기의 큰 원인이라는 우려가
이 과목 신설의 계기”라고 밝혔다. 장종현 목사는 “성경을 빠짐없이 자세히 연구하고 그 말씀에 기초해 자신과 교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며 “이것이 한국 교회를 다시 살리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신대원은 그동안 패스제로 시행하던 예배와 소그룹 경건 활동을 학점제로 강화하고, ‘개혁주의와 영성’ 과목을 신설해 경건 훈련에 적극 나선다. 또한 모든 학생을 전국 교회와 사역 단체의 전도사와 인턴 등으로 파견해 현장과의 괴리를 좁힐 예정이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