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물오르는 채권시장… 수익률도 단맛
입력 2010-04-06 21:35
채권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3월 채권거래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투자수익률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채권시장 붐을 촉발한 것은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저금리 기조는 채권투자자에겐 호재다. 안정적인 회사채에 투자하고 만기일까지 들고만 있어도 은행예금보다 2∼3%포인트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다. 금리가 추가 하락하고 그만큼 채권값이 오르면 중간에 채권을 팔아 시세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 이제 채권투자는 소수 전문가나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증권사는 우량채권을 천원 단위부터 팔고 있고, 채권형펀드나 국고채ETF(상장지수펀드)도 있다. 잘만하면 주식보다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한 채권투자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채권 거래량·수익률 ‘쑥’=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채권거래량(장내+장외)은 301조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해 11월 253조원이었다. 국고채 5년물 금리가 11개월내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저금리 분위기가 지속되자 시중 뭉칫돈이 몰렸고 채권 투자수익률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거래소가 산출한 투자수익률은 월간 단위로 1월 0.92%에서 2월 1.01%, 3월 1.21%로 확대됐다.
회사채 금리도 뚝 떨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급 회사채(공모형, 1년만기) 금리는 2일 현재 연 3.22%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은행 예금금리(국민은행, 1년 이상∼2년 미만 일반정기예금)보단 여전히 0.98%포인트 높다. 이는 현재 채권에 투자하면 ‘금리 하락=채권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 또는 만기일까지 보유해 은행예금보다 높은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소액으로도 채권 직접투자 OK=채권시장이 성장하고 투자 관심도 높아지자 금융업계는 투자자들이 소액으로도 채권에 손쉽게 직접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BBB급 이상)를 잘게 쪼개서 일반투자자들에게 팔고 있고, 최저가입금액은 1000원이다.
지난 2월부터 금융투자협회는 어떤 증권사에서 어떤 채권을 팔고 있는 지를 한번에 검색할 수 있는 채권몰(www.bondmall.or.kr)을 운용하고 있다. 5일 현재 제공되는 채권상품 정보는 18개 증권사의 626종목, 910건이다. 채권별로 신용등급, 발행·만기·잔존일, 수익률, 표면금리 등이 자세히 안내돼 있다. 특히 수익률 항목 중 ‘은행예금환산’은 투자한 채권을 만기일까지 보유했을 때의 연 수익률을 은행에 예금했을 때의 금리로 표시해줘 투자판단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같은 채권이라도 대부분은 장외에서 개별적으로 거래되고 있는만큼 증권사가 제시하는 수익률도 서로 달라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인베스트에메랄드유동화전문1-1(콜)’의 경우 만기보유 시 대우증권은 연 5.82%, 우리투자증권은 5.66%를 제시하고 있다.(은행예금환산 기준)
국채·지방채·공사채 등은 부도 염려가 없지만 보유기간이 길고 수익률도 낮다. 회사채는 그 반대다. 동양종금증권 양갑열 과장은 “소액 채권투자자들은 주로 우량 회사채를 매입해 만기까지 보유해 이자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에 상장된 채권은 증권사 HTS를 통해 온라인으로 매매할 수 있다. 나머지 장외채권은 증권사 매장을 통해서 거래해야 하지만, 온라인 매매와 달리 증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전혀 없다.
◇펀드 통한 간접투자도 OK=채권투자는 펀드를 이용해 간접적으로도 할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자산의 60% 이상을 안정적인 국공채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국내 채권형 펀드는 2일 현재 87개가 설정돼 있다. 투자 위험등급도 낮아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어느정도 투자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투기등급(BB급 이하) 회사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11개)도 검토해 볼만 하다.
증권사 HTS를 통해서 국공채와 통안채에 투자하는 ETF(6개)는 증권사 HTS를 통해서 실시간 매매할 수 있다. 이들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88∼2.97%를 기록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