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타이거 우즈 갤러리들에게 친절… 예전과 달리 볼 건네주고 사인까지

입력 2010-04-06 18:07

“웰컴백(Welcome Back) 타이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명인 열전’ 마스터스 개막을 이틀 앞둔 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 연습 라운드임에도 이날 갤러리 500여명이 몰려들었다. 지난해 11월 의문의 교통사고 뒤 각종 불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의 귀환을 보기 위해서다.

5개월 만에 갤러리들 앞에 나타난 우즈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미국의 베테랑 프레드 커플스(50)와 함께 연습 라운드에 들어가기 위해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섰다. 순간 갤러리들이 ‘웰컴백 타이거!’라고 소리치자 비로소 우즈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우즈는 갤러리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한번 끄덕인 뒤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갤러리들의 예상 밖 환대에 우즈는 연습 라운드 도중 일부 팬들이 사인을 요청하자 사인요청에 응하지 않던 과거와는 달리 친절하게 사인을 해주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우즈는 15번홀에서는 볼을 직접 갤러리들에게 건네주는 등 자상한 ‘골프황제’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사인은 커녕 갤러리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던 우즈의 예전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불륜 스캔들 이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들이다.

일부에서는 우즈가 앞으로 분위기 반전을 위해 갤러리들과의 스킨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우즈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거스타에서 받은 팬들의 환대가 더 이상 멋질 수 없었다”며 “그동안 팬들의 성원에 제대로 감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우즈는 이어 “지난 몇 년 동안 응원을 보낸 팬들에게 무심했는데 내 잘못이었다”며 “오거스타의 팬은 지난 수년 동안 너무 정중했지만 특히 오늘은 나를 감동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나는 많은 사람에게 거짓말을 했고 그들을 속였다”며 “45일간 치료를 받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뼈아픈 성찰의 시간을 가졌으며 이전보다 훨씬 더 훌륭한 사람으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35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질문에 답한 우즈는 “아내 엘린은 이번 마스터스에 오지 않을 것”이라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메이저 중 메이저로 불리는 마스터스는 8일 밤 화려하게 개막된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