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군, 선체 인양후 절단면 언론 공개 거부 ‘논란’
입력 2010-04-06 00:36
군 당국과 민간 인양업체들은 5일 천안함 선체 인양을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민간 업체가 인양을 주도했고, 군은 이를 보조하면서 사고 해역 주변과 해변에서 수색을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선체의 절단면 공개 여부가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릐군, 절단면 공개 고심=군은 백령도 해상에 떠 있는 독도함에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인양 계획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군 관계자는 함수는 앞부분만, 함미는 끝부분만 촬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선체를 옮길 바지선에 기자 출입을 막고, 바리케이드도 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절단면 노출은 불가(不可)하다는 것이다.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 절단면이 언론 등에 공개되는 것에 군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최대한 의혹 해소에 나서겠다는 당초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공개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전면 비공개할 방침은 아니고, 인양 직후 선체 상황을 여과 없이 언론에 공개할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있어 고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릐민간 인양업체, 준비작업 착수=함미 부분 해역에서는 크레인 ‘삼아 2200’호와 3000t급 바지선 ‘현대오션킹 15001호’가 본격적인 선체 인양에 대비, 장비 점검에 분주했다. 침몰한 선체에 쇠사슬을 묶을 때 사용되는 150t급 크레인 1대와 200t급 바지선 1대도 배치가 완료됐다. 민간 잠수대원 16명은 교대로 수중작업을 진행했다. 잠수대원들은 낮 12시~오후 2시, 오후 6시~오후 8시 등 총 두 차례 투입됐다.
함수 부분 해역에서는 120t급 소형 크레인과 300t급 바지선 각 1척이 배치된 가운데 잠수대원 8명이 수중 작업을 벌였다. 잠수대원들은 밤늦게까지 모두 세 번 잠수했다. 3600t을 들어올릴 수 있는 해상크레인 ‘대우 3600호’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하루 앞당겨진 8일 도착할 예정이다. 잠수대원들은 대우 3600호 도착과 동시에 인양 작업이 가능하도록 선체 하단과 해저지형 등 탐색에 주력했다. 3000t급 바지선 ‘현대프린스 1201호’도 8일 배치될 계획이다.
릐군, 외곽 경계·파편 찾기 주력=군은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 해역에서 벌어지는 인양 준비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외곽 경계에 주력했다. 총 6척의 군함으로 사고 해역을 둘러싸 상선과 어선의 접근을 막았다.
기뢰탐지함(소해함) 4척은 작업 반경 외곽을 돌며 부유물과 파편 회수에 집중했다. 군은 어뢰나 기뢰의 단서가 되는 파편이 발견되길 기대하고 있다. 해난구조대(SSU)와 해군 특수전여단(UDT) 은 해수면을, 해병대는 해안을 수색하며 실종자 및 부유물 수색을 실시했다.
군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천안함에 탑재된 기뢰, 어뢰 등 무기가 유실되는 것이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무기들을) 하나하나 찾아 안전조치를 다 취할 예정”이라며 “연료탱크 등의 유류가 새는 문제도 안전조치를 최대한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릐단계별 인양 복병은=인양작업은 총 5단계로 진행되며 1단계는 사전 준비다. 정확한 침몰 형태와 해저지형 파악이 관건이다. 정보가 부족하면 선체와 해상크레인을 연결할 때 난항을 겪게 되며, 재침몰 우려도 있다. 2단계는 쇠사슬로 선체와 해상크레인을 연결하는 작업이다. 물 밑에서 수십t에 달하는 쇠사슬을 움직이는 작업이므로 물속 잠수대원과 물위 크레인 운전자 간 호흡이 흐트러지면 위험에 노출된다.
3단계 인양 및 배수 작업에서는 균형이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천안함이 수면 위로 올라올 때 절단면에서 다량의 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출입문이 개방된 격실과 밀폐된 격실에 따라 물이 다르게 빠질 것도 우려된다. 균형이 급격하게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선체가 수면에 도착했을 때 느린 속도로 끌어올리면서 펌프로 격실 내부 물을 빼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4, 5단계는 바지선 위로 선체를 옮겨 이동시키는 작업이다.
날씨는 인양작업 전반을 아우르는 변수다. 7~9일은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작은 ‘조금’ 기간이다. 이 기간 유속은 월(月) 중 가장 느리다. 기상이 좋지 않아 이 시기를 놓치면 14~16일 물살이 빠른 ‘사리’ 기간이 인양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