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드림호 소말리아 해역 피랍사태… 이순신함 급파 해적선 항로 추격

입력 2010-04-05 19:15


정부가 삼호드림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을 소탕하기 위해 사고 해역 인도양에 급파한 청해부대 소속 구축함 충무공 이순신함의 성과가 피랍사태 해결의 변수로 부상했다. 이번 피랍사건과 관련, 해적들로부터는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태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5일 “한국인 5명 등 선원 24명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한다는 판단에 따라 충무공 이순신함 파견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함정은 이날 0시쯤 피랍 추정 해역으로 급파돼 납치된 삼호드림호 이동 항로를 따라 추격 작전을 벌이게 된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피랍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는 의지를 천명하고 향후 석방 교섭 과정에서 우세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성과다. 작전 해역인 아덴만에서 피랍 추정 해역까지는 약 1500㎞로, 함정 속도(시속 60㎞)를 감안해도 25시간이 걸린다. 여기에다 사고발생 시점(4일 오후 4시10분) 8시간 뒤에 출격 명령이 떨어져 ‘때늦은 급파’라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삼호드림호가 30만t급 원유 운반선이라 충무공 이순신함보다 배 이상 느려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해적이 인질 석방 협상을 위해 모항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고 길목을 지키는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 해역에 있는 우방국 함정과의 공조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해적을 따라 잡은 뒤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부분이다. 충무공 이순신함은 4500t급 구축함으로, 해군 특수전여단(UDT) 등 300여명의 장병이 승선하고 있으며 함포와 함대공유도탄 등을 구비하고 있어 해적과의 싸움에선 손쉬운 승리가 예상된다. 그러나 인질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 해상 군사작전을 감행하기 쉽지 않다. 교전 상황이 발생하면 석방 협상은 더욱 꼬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가 나서지 않고 삼호해운 측이 직접 석방 협상에 나설 예정”이라며 “상세한 진행 상황은 당분간 브리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피랍사건이 지나치게 언론에 부각되면 인질 몸값이 높아지고 억류기간이 길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