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초계함 3척 동시기동 그리고 침몰… 南 대규모 해상작전에 놀란 北 반사적 공격?

입력 2010-04-05 22:03


새롭게 밝혀진 성남함의 존재와 작전 위치는 천안함 침몰 당시 해군의 작전 목표와 정황 등을 추정할 중요한 정보다.

성남함이 고속정 4척과 함께 서해 연평도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다면 당시 우리 해군은 북한 잠수함 기지에 관한 포괄적인 탐색을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26일 NLL 최북단에 위치한 천안함은 가장 북쪽에 위치한 비파곶 북한 잠수함기지를 관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성남함은 가장 서해안쪽에 가깝게 위치해 북한 반잠수정이 수시로 정박했던 사곶과 해주 잠수함기지를 동시에 감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속초함은 두 초계함 사이에 위치하며 장산곶과 사곶 사이에 출몰하는 북한 잠수함의 움직임을 파악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초계함 3척을 운용해 서해안 북한 잠수함 기지의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군이 북한 잠수함기지에 대한 대규모 탐색 작전을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이 북한 잠수함과 잠수정에 관련된 일부 정보에서 소외됐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대적인 탐색이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3월 이후 북측 잠수함과 반잠수정이 동시에 활동했지만, 우리 정부가 이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비파곶 잠수함기지에는 10여대의 유고급 이상 잠수함이 있었지만 우리 군은 잠수함 1∼2척의 소재를 알지 못했다.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도 5일 기자간담회에서 “천안함 침몰을 전후 비파곶에서의 상어급 잠수함의 기동이 있었고, 기동한 잠수함 2척 중 1척의 행방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천안함의 배 밑바닥 철판이 찢어졌는데, 철판이 찢어질 정도면 어뢰 아니면 기뢰라고 하더라”라고 북측의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곶과 해주에서도 3월말부터 갑작스런 반잠수정 움직임이 늘어 군 당국이 바짝 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반잠수정은 겨울철 육상에서 보관되다가 봄이 되면 바다로 나와 활동을 시작한다”며 “해군은 특히 3월 이후 갑작스레 활동이 늘어난 북한 반잠수정의 정확한 대수와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김태영 국방장관은 어뢰에 의한 천안함 침몰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어뢰를 발사한 것이 잠수함인지 반잠수정인지 명확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천안함이 활동했던 때는 비파곶에서부터 해주까지 북한 잠수함 및 반잠수정 활동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며 “이 때문에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에서는 초계함 3척을 포함, 13척의 해군 함정이 투입된 거대한 해상작전이 벌어졌던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거대한 해상작전이 북한을 자극해 예기치 못한 충돌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천안함 사고 당일 중·대형 함정을 포함해 10척이 넘는 함정이 서해 NLL 인근에서 대규모 작전을 수행했다”며 “우리 측의 움직임에 놀란 북한이 대응 활동을 하다가 우발적인 공격을 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성남함의 존재와 위치를 굳이 밝히지 않은 이유도 북한을 자극해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