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北, 中·러에서 음향감응어뢰 도입 가능성… 성능개량 통해 사거리도 늘렸을 것

입력 2010-04-05 22:10


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어뢰공격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북한의 어뢰개발 능력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북한은 6·25 전쟁 이후부터 꾸준히 어뢰 성능을 개량해 왔다. 어뢰는 수상함이나 잠수함에서 발사된 뒤 자체 동력으로 움직여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기로 ‘바닷속 미사일’로 불린다.

현재 군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 어뢰는 45-36AN, 53-38U, ET-80, SAET-50 등 14종류에 달한다. 주로 6·25 전쟁 이후 중국과 구소련으로부터 수입한 것들이며, 북한은 이를 전담 공장(일명 제26호 공장, 위치 미상)에서 성능을 개량했다. 직경 533㎜, 320㎜ 어뢰가 그것들이다. 한동안 수입을 중단했던 북한은 1995년부터 중·러로부터 신형 어뢰들을 도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은 5일 중·러가 보유하고 있는 음향감응어뢰를 북한이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음향감응어뢰는 군함의 엔진소리를 듣고 공격하는 것으로, 탐지되지 않기 위해 천천히 움직이다 바로 아래까지 와 자장에 반응해 폭발한다.

김 위원장은 “국방부 측은 보유 여부를 확신할 수 없지만,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주로 어뢰를 도입해온 점을 감안하면 보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 북한 군사전문가도 “북한이 최근 중국으로부터 사거리가 대폭 늘어난 어뢰를 구입한 것으로 안다”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천안함을 향해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상무기체계 전문가들은 “NLL에서 천안함 침몰 지역까지는 상당한 거리여서 이 정도의 사거리를 확보한 어뢰가 많지 않다”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성능개량을 통해 사거리가 대폭 늘어난 어뢰를 개발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북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은 재래식 무기에서는 한국의 전력을 따라갈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일종의 은밀성을 지닌 잠수함, 반잠수정 등을 통해 기습적인 공격이 가능한 어뢰 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적인 군사전문잡지인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2008년 익명의 한국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 “북한이 새로운 타입의 어뢰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기뢰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뢰 역시 제26호 공장에서 생산된다. 북한은 2000∼3000여발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로 구소련으로부터 도입한 것으로 ALCM-82, KMD-I/II, M-08, M-12, M-26, MKB, MKD, MYaM, PDM-1M, PDM-2 등 12종에 달하며, 북한은 성능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M-08은 이란에 수출돼 대(對)이라크 전쟁에서 위협적인 요소가 되기도 했다. 이란은 북한에서 수입한 기뢰를 또다시 성능 개량해 88년 걸프지역에 파견된 미국 군함을 파괴하기도 했다.

95년부터 북한은 동유럽과 러시아 등에서 보다 개량된 기뢰를 도입했으며 최근 선박의 고유한 음문을 파악, 목표선박이 지나갈 때 폭발하는 음향감지기뢰와 어뢰를 기뢰로 개조한 사출형 기뢰를 개발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합참의 이기식 정보작전처장은 “사고해역은 수심 등을 고려했을 때 그런 무기를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