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대별 구매력 양극화… 60대 “기살아” 30대 “못살아”
입력 2010-04-05 18:29
‘활력 넘치는 60대, 자꾸만 움츠러드는 30대.’
일본 경제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구매력의 연령대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더구나 60대의 구매력은 앞으로도 더욱 왕성해지겠지만 젊은 층은 위축될 것이라는 조사결과까지 발표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총무성이 가계조사 등을 토대로 가구당 평균 구매력을 산출한 결과 향후 3년간 60대의 구매력은 58만엔(약 690만원)이 증가한다. 하지만 30대는 5만엔 감소하는 것으로 계산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단카이(團塊) 세대로 불리는 60대는 그동안 모아둔 재산과 연금 등을 보유한데다 디플레이션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풍부한 구매력을 갖춘 상태다. 단카이 세대는 베이비붐이 한창이던 1940∼50년대에 태어난 이들로 이미 산업 현장에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연령층이다. 그러나 오랜 경기 불황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있는 30대는 임금 감소는 물론 주택마련에 대한 부담 등으로 소비할 여력이 거의 없는 처지다. 이는 가구별 저축과 부채 비율을 비교하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60대 가정의 경우 평균 부채 217만엔을 제외하더라도 저축액이 2071만엔에 달하며, 이는 3년간 58만엔의 구매력 상승효과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30대 가정은 평균 저축(635만엔)보다 부채(813만엔)가 더 많아 실제로는 178만엔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하고 싶어도 소비할 돈이 없는 것이다.
도쿄 시내 한 가전제품 판매점 점장은 “신형 TV를 보기 위해 매장에 오는 고객 3명 중 2명은 50∼60대”라는 말로 최근의 소비 양상을 전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