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찾으러 해외 가는 회장님들… 김승연·김반석·박용만 등 현지 채용 설명회 참석
입력 2010-04-05 21:26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6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연초 신년사에서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해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번엔 목적이 다르다. 해외 우수인재 채용을 위해서다.
김 회장은 14일까지 미국 뉴욕, 보스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4개 도시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24개 유수 대학과 대학원을 돌며 한인 재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현지 채용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홍기준 한화케미칼 대표와 이용호 한화증권 대표, 황용기 한화갤러리아 대표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해외대학 출신 임직원들도 대거 동행한다.
장일형 경영기획실 부사장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글로벌 우수인재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인재 유치에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 면담 채용함으로써 한화의 글로벌 전략 추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글로벌 우수인재 찾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CEO까지 나서서 국내는 물론 5대양 6대주를 발로 뛰고 있다. 미래 기업의 성장성과 경쟁력은 우수인재 확보에 달렸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신사업 진출이 늘어나면서 우수인재 확보에도 경쟁이 붙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지난주 말 미 뉴저지 티넥에서 유수대학 학부생과 경영학 석사(MBA), 연구개발(R&D) 관련 박사과정 등 30여명을 대상으로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부회장은 취임 후 5년째 직접 미국 현지 채용 행사를 주재하고 있다.
박용만 ㈜두산 회장도 오는 11월쯤 미국 유수대학의 MBA 졸업자들을 직접 인터뷰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국내 대학생 대상의 채용설명회는 물론 해외에도 몇 년째 직접 나가 우수인재를 뽑아오고 있다.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백우현 사장이 2분기 중 회사 인재풀에 등록된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한 미국 30여개 주요대학 출신 신입사원과 IT기업 경력 엔지니어들을 뽑아올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샌디에이고에서 150여명을 인터뷰한 데 이어 올해는 사전 전화인터뷰와 서류전형을 통과한 100여명을 대상으로 1주일간 인터뷰할 계획이다.
‘1명의 천재가 1만명,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건희 회장의 천재경영론을 바탕으로 삼성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스탠퍼드대 석·박사 출신으로 IBM에 근무 중이던 진대제씨와 매사추세츠주립대학 출신으로 스탠퍼드대를 거쳐 인텔에서 일하던 황창규씨를 영입하는 등 일찌감치 해외 인재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2020년까지 외국인 비중을 65%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삼성전자는 상시적으로 해외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에 채용담당자를 두고 있으며 매년 채용설명회도 열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미국 대학들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지역 유수대학에서 채용설명회를 열면서 한국 유학생뿐 아니라 외국인 학생들까지 포함시키고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신흥국가에서도 취업설명회와 현지 면접을 실시했다. 유석렬 삼성토탈 사장도 5일 미국 뉴욕에서 해외채용 설명회를 가졌다.
현대·기아자동차도 미국, 유럽 주요지역에서 취업설명회와 상담회를 갖고 해외 유명대학 석·박사급 인재를 대상으로 해외 우수인재 채용을 진행 중이다. SK그룹은 지난해 9월 글로벌 인재 채용 사이트(skcareers.com)를 개설하고 각 계열사 해외법인들이 국적·지역·시기와 관계없이 글로벌 인재를 뽑도록 하고 있다.
이명희 김현길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