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최대 마르형 분화구 ‘제주 하논’ 주민이 나서 생태하천공원 추진

입력 2010-04-05 18:57

동양 최대의 마르형 분화구인 제주도 서귀포시 ‘하논 분화구’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나서 생태하천 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된다.



5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서홍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최근 하논 일대 농가와 간담회를 갖고 하논의 생태하천 공원화 조성사업의 방향과 타당성을 설명한 뒤 관광자원과 현장체험 학습장으로 조성키로 했다. 하논 분화구는 서홍동 일대 71만4050㎡에 펼쳐진 국내 최대 규모의 마르형 분화구다. 마르형 분화구는 지하의 가스 등이 지각의 틈을 따라 한군데로 모여 폭발하면서 생긴 것이다. 제주의 산굼부리는 전형적인 마르형 분화구다.

하논 분화구는 직경이 1000∼1500m이며, 분화구 둘레 높이는 10∼15m에 이른다. 과거에는 하루 1000∼5000ℓ의 용천수가 나와 500여년 전부터 벼농사를 짓는 논으로 활용돼 왔다. ‘하논’이란 이름은 큰 논이란 의미의 ‘한논’에서 나왔다.

5만여년 동안 형성된 7m 깊이의 습지 퇴적층에는 식생과 기후가 잘 간직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논 분화구의 퇴적층을 연구할 경우 동아시아 고생물과 고기후의 변화상을 알 수 있어 하논 분화구는 ‘살아있는 생태박물관’으로 불리고 있다. 하논 분화구는 그러나 논농사에 따른 오염과 쓰레기 방치 등으로 본래 가치를 잃어가는 상태다.

서귀포시는 2003년부터 마스터플랜을 수립, 하논의 자원화를 구상했다. 서홍동 주민자치위원회는 하논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위한 첫 단계로 하천 정화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무분별한 농약 살포로 하논 하천의 완벽한 생태화가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단 하천정화부터 시작하자는 취지다.

서홍동 주민자치위원회는 간담회 결과를 토대로 하천 내 유용미생물(EM)액 살포, 수생식물인 연꽃 재배, 민물고기 방생 등 정비활동을 펼쳐 생태하천으로 복원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하논을 무농약 벼농사 재배 체험학습장 등으로 조성, 녹색청정 마을 이미지를 높여 관광객과 올레꾼 등을 유치한다는 것이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