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속 여성기독인 리더십 재조명 활기
입력 2010-04-05 17:47
여성 기독교인의 역할에 대한 연구와 토론 등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주로 가정과 교회 테두리에 머무르는 여성 기독교인의 활동 영역이 사회와 민족 전반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양성평등위원회는 오는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8차 ‘한·재일·일 NCC 여성위원회 연대회의’를 앞두고 일제강점기 여성의 독립운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회의 부제가 ‘한·일 병합 100년에 대한 기독여성들의 관점’이기 때문이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1차 토론회에서 이덕주 감신대 한국교회사 교수는 1910∼45년 사이 여성 기독교인의 독립운동을 집중 조명했다. 일제의 무단통치가 심해지던 1913년 숭의여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조직한 비밀결사 ‘송죽형제회’, 이 연장선에서 1919년 3·1운동 직후 조직된 ‘대한민국애국부인회’, 정신여학교 졸업생들이 만든 ‘혈성부인회’의 활동 등이다. 여기에 장로교 감리교 여성 지도자들이 1924년 창설한 ‘조선여자기독교절제회’의 금주 금연 운동, 1940년 2월 28일 전국 교회에서 여성 600여명이 평화를 구하며 가졌던 ‘만국부인기도회’ 등을 높이 평가했다. 이 교수는 “민족 독립운동에 교회 여성들이 교파를 초월하여 적극 참여함으로써 나라 사랑에 남녀와 교파가 따로 없다는 점을 보인 한국 교회사의 중요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희숙 한신대 기독교교육학과 교수는 일본 역사왜곡 교과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동아시아 여성들이 연대 활동에 나서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NCCK 양성평등위원회는 11월 연대회의 전까지 한두 차례 더 같은 주제의 토론회를 연다.
한국 여성 기독교인의 활동을 해외에서 발표하는 자리도 있다. 오는 14∼2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13차 총회에 앞서 사전 대회로 10∼13일 진행되는 여성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여전도회 전국연합회는 여전도회의 역할과 한국의 여성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 등을 소개한다.
오는 12일 서울 경동교회에서는 한국여장로회연합회 10주년 기념대회가 열린다. ‘신앙의 어머니, 민족의 어머니’라는 주제의 이번 행사에서 이광순 전 장신대 총장은 여성 기독교인이 가정과 교회를 넘어 민족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에 대해 강연한다.
여성 리더십 개발을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는 오는 22일 서울 연지동 연동교회 카페에서 여성 신학생과 교계 여성 선배들을 모아 토론회를 연다. 여성 신학생들의 사회와 진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여성 기독교인의 역할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자리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