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341명 인식조사… “WCC 총회, 문제 있지만 반대안해” 39%
입력 2010-04-05 17:42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신학적 정체성에 대해 현장 목회자들도 교단별, 세대별로 큰 입장차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WCC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종교다원주의 성향’이, 찬성하는 이유로는 ‘성경적 교회연합 추구’가 꼽혔다.
월간 ‘목회와 신학’은 4월호에서 정기구독자 3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WCC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 분포는 담임목사 68.6%, 부목사 16.4%, 전임 사역자와 전도사 각각 5.9% 등이다.
WCC의 신학적 입장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51.0%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일부 문제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받아들인다’(34.0%) ‘전적으로 지지한다’(13.5%) 등 찬성하는 입장은 47.5%였다.
교단별로 보면 복음주의 성향 교단과 에큐메니컬(교회 일치·연합) 진영 간 WCC 찬반 입장이 뚜렷하게 갈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은 응답자(97명)의 91.8%가 반대했다.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답변은 한 명도 없었다. 예장 고신(24명)도 반대가 75.0%로 월등히 많았다. 대체적 지지는 20.8%였고, 전적 지지는 0%로 나타났다.
예장 통합(77명)의 경우 가장 많은 52.0%가 대체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전적 지지(32.5%)까지 합하면 WCC 찬성 의견이 84.5%에 달했다. 반대는 14.3%에 그쳤다. 기독교대한감리회(34명)는 대체적 지지 61.8%, 전적 지지 23.5%, 반대 11.8% 등 순이었다.
세대별로는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WCC 반대 견해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났고, 젊은 세대로 내려오면 찬반이 엇비슷해졌다. 40대의 경우 반대와 찬성이 48.7%씩으로 같았고, 50대는 반대가 52.0%로 찬성 47.3%보다 약간 높았다.
WCC를 반대한다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압도적인 92.0%가 ‘종교다원주의 성향’을 들었다. ‘개인 구원 전도에 소홀하기 때문’(2.9%) ‘교단 방침에 따라’(1.7%) ‘공산주의 이념 때문’(1.2%) 등 답변도 나왔다. WCC를 전적으로 지지하는 응답자들의 경우 56.5%가 ‘성경적 교회연합 추구’를 이유로 들었다. 34.8%는 ‘교회의 사회참여 역할 확대’를 꼽았다.
WCC 총회가 2013년 부산에서 개최되는 것에 대해서는 39.0%가 ‘일부 문제가 있지만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대 32.0%, 찬성 29.0%였다. WCC 자체보다는 WCC 총회 개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적은 셈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