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백과] 파송 선교사들 활동 보고

입력 2010-04-05 17:31


매달 선교편지 통해 동향 전해… 동료·본부·교회 등에 동참 호소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는 어떻게 선교사가 복음을 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 바로 선교편지를 통해서다. 교회는 선교편지를 읽고 선교사를 위해 기도하고 그를 물질적으로 지원한다.

선교편지는 통상 서신서가 가진 형식을 그대로 따른다. 서두엔 현지 분위기를 곁들인 인사가 나오고 본문에는 선교활동의 다양한 내용이 소개된다. 여기엔 복음의 전파에 따른 기쁨과 문화가 다른 곳에서 복음을 전하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선교사의 느낌도 들어간다. 말미엔 기도제목이 덧붙여진다. 그러나 한 편의 선교편지를 작성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게 선교사들의 말이다.

교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선교사들은 매달 편지를 써야 한다. 교회에서 요구하는 게 많은 경우 사진과 동영상들도 준비해야 하고 일종의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일상적인 현지인 만남이나 사소한 일까지도 의미를 부여해 묘사를 해야 하고 뭔가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선교사들이 선교활동 대신 편지만 쓰는 경우가 있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특히 이슬람권이나 공산권 등 미전도 지역에 파송된 선교사의 경우는 교회에 모두 공개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교회나 담임목사가 이러한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편지 발신자는 더욱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교회들 중에는 발송 주기를 한 달에서 3개월로 연장한다든지 내용도 약식으로 보고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선교사들에게 가장 힘든 시기는 연말이다. 1년간 활동을 총망라해 정리해야 하고 이듬해 계획 등을 소상히 알려야 한다. 연말에 보내는 선교편지는 후원 연장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편지 작성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적잖은 수고에도 선교편지는 교회의 선교 참여를 독려하는 힘이다. 수많은 선교사들은 동료 선교사와 본부, 교회 등에 편지를 보내 선교의 중요성과 동참을 호소한다. 현대 개신교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캐리의 편지는 후대 선교 사역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편지로 최초의 선교단체인 침례교선교회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