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승 위력’ 발휘한 시민공천배심원제
입력 2010-04-04 18:49
민주당이 공천 개혁 차원에서 도입한 시민공천배심원제(시공제)가 첫 적용 지역부터 후보 선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파괴력을 보였다.
민주당은 3일 시공제와 당원 전수조사를 각각 50% 적용, 서울 은평구청장 후보로 김우영 전 이미경 의원 보좌관을 선출했다. 당원 전수조사 결과 김우영 후보는 43.2%를 얻어, 56.8%의 지지를 얻은 김성호 전 서울시의원에 뒤졌다.
그러나 배심원 118명이 참여한 시공제 투표에선 김우영 후보가 74표(62.7%), 김성호 후보가 44표(37.3%)를 얻었다. 결국 시공제에서 큰 표차로 이긴 김우영 후보가 총합계에서 52.95%를 획득, 47.05%에 그친 김성호 후보에 역전승했다. 민주당은 4일 오후 시공제를 100% 적용해 충북 음성군수 후보로 박덕영 전 한국농어민후계자중앙연합회장을 선출했다.
시공제는 중앙당이 선정하는 전문가 그룹과 해당 지역 시민으로 이뤄진 배심원단이, 공심위가 1단계로 압축한 복수의 후보에 대해 정견발표, 상호토론, 질의응답 등을 거쳐 투표하는 방식으로 정당공천의 합리성과 대중성을 높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적용지역이 적고 당내 반발이 여전해 흥행몰이에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게 당 내외 분석이다. 현재까지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에서 시공제 적용이 확정된 지역은 13곳이며 광역단체장은 광주 한 곳에 불과하다. 경기 수원, 고양 등이 시공제 도입을 추진 중이나 전체 시공제 적용지역은 20여곳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강진군수, 광양시장, 광주 남구청장이 최근 시공제 도입 등에 반발, 무소속 출마로 돌아서기도 했다.
한편 교착상태에 빠진 야권의 선거연대 협상도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과 국민참여당 등 야4당은 15일 이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하고 6일과 9일 사실상 막판 담판을 벌인다. 이는 후보자 등록 개시일인 다음달 13일을 기점으로 적어도 한 달 이전에는 협상을 타결해야 지역별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 등의 절차를 진행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이 협상 대표를 윤호중 수석사무부총장에서 김민석 최고위원으로 한 체급을 높여 돌파구 마련에 대한 기대가 다소 높아지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