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訪中 ‘오리무중’… 일정상 4월 5∼6일이 고비

입력 2010-04-04 18:49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일정이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여전히 방중 가능성은 높지만 일각에선 연기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중국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4일 “(방중)준비는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면서 “일정이 어느 정도 노출돼 방중 자체를 연기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반면 다른 소식통은 “선발대가 이미 도착했고, 실무적 협의도 끝난 만큼 올 가능성이 여전히 더 크다”면서 “며칠 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관측했다.

김 위원장이 방중할 경우 특별열차가 통과할 북한 접경지역인 단둥(丹東)은 이날 오후까지 보안이 다소 강화되긴 했지만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5∼6일까지 방중하지 않는다면 물리적인 일정(최소 2박3일)상 이달 말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는 9일은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2차 회의가 열리고, 15일은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출생일)’이기 때문이다. 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2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고, 14∼17일 제2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위해 브라질로 향하는 등 중국 최고지도부의 일정도 여의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4일 오전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저녁 평양에서 류훙차이(劉洪才) 신임 주북한 중국대사의 취임을 축하하는 연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 사실을 전했다. 김 위원장이 적어도 3일 저녁까지는 평양에 머물렀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신화는 김 위원장이 류 신임대사와 중국 대사관 외교관, 방문중인 톈진(天津) 여자배구단을 위해 함께 연회를 베풀었다고 전했다.

한편 3일 새벽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단둥(丹東)에 도착했다는 일부 보도로 인해 한때 소동이 빚어졌다. 이 열차는 나중에 화물열차로 파악됐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