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들의 염원 우리 안에 부활하기를

입력 2010-04-04 18:04

하나님의 인류 구속사(救贖史)는 독생자 예수를 이 땅에 친히 보내심으로 시작해 예수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해 완성된다. 어제 부활절을 맞은 한국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의 현존과 구속의 역사를 한마음으로 갈급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4일 새벽 서울광장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예수님은 부활한 날 저녁 제자들에게 나타나서 평화·사명·성령·용서라는 4가지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했다”고 설교했다.

이번 연합예배는 ‘부활과 화해’가 주제였던 만큼 예수의 4가지 희망 메시지는 한국 교회는 물론 우리 주변의 힘들고 어려운 이들과 외국인 이주가정 자녀들에 큰 위로가 됐다. 한국 교회의 일치와 복음화, 민족화해와 통일이라는 우리의 현안을 실천해 가는 데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 해방과 남북분단 65주년, 한국전쟁 발발 60주년 등이 겹치는 올해 연합예배에는 NCCK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공동으로 작성한 남북교회공동기도문이 낭독됐다. 남북화평과 공동번영은 부활의 희망과 화해의 실현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음을 새삼 되새겼다.

올 부활절의 가장 큰 기도제목은 서해안 참변에 대한 것이었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대한의 아들들, 그들을 구하려고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불의의 사고로 가라앉은 금양호 선원들은 아직도 차디찬 서해바다 어딘가를 헤매고 있다. 그들을 생각할 때 우리는 예수 부활의 역사를 새삼 붙들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의 기도, 한국 교계의 바람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어온 그들을 하나님이 품어주시고 그 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십사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꿈꾸었을 사랑과 정열이 바로 오늘 우리 모두의 가슴 한가운데 부활하기를 기도했다. 그들의 미래가 우리 안에서 다시 펼쳐질 수 있기를 간구했다.

서해안 참변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남북분단과 군사적 대치에 있다. 실종자들의 조국에 대한 바람과 희망이 우리 안에 부활해야 할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한반도의 구속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