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바다 집시’들 감동 속에 복음 있다… 기독 새 영화 ‘소명2-모겐족의 월드컵’

입력 2010-04-04 17:24


지난해 단관 개봉으로 시작해 10만 관객을 기록한 기독 다큐 영화 ‘소명’의 두 번째 이야기 ‘소명2-모겐족의 월드컵’이 최근 개봉됐다. 소명은 아마존 바나와 부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강명관 선교사 부부 이야기다. 후속편도 선교사를 다룬다. 이번에는 평신도 전문사역자다. 태국에서 축구를 통해 복음을 전하고 있는 강성민 선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를 만든 신현원 감독은 “2010년이 남아공 월드컵 해라는 데 착안해 축구로 희망을 주는 인물을 찾았다”며 “두 달간 자료 수집 끝에 강 선교사를 발견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촬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강 선교사는 1980∼90년대 화려한 개인기 때문에 오히려 축구부 입단을 거절당한 축구신동이었다. 아예 방향을 바꿔 축구 묘기 선수로 눈을 돌린 그는 세계 챔피언이 된다. 87년 영등포교회 김무길 장로의 전도로 예수를 믿은 그는 자비량으로 태국에서 축구 사역에 나선다.

영화는 강 선교사가 바다집시 모겐족이 사는 미얀마와 태국 국경지대 라오섬에서 유소년 축구팀을 만드는 과정을 그렸다. 모겐족은 헝겊을 말아서 공차기를 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해 부족 추장과 부족민들이 강 선교사에게 축구팀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처음에는 좌충우돌 축구팀이었지만 강 선교사의 훈련을 통해 축구 선수로 거듭난다. 강 선교사의 100번째 축구단이 된 이들은 태국 남부 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한다.

소명2가 주는 메시지에 앞서 영화 속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선수들은 축구화도 없이 맨발로 뛰며 상대편 선수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다. 이들이 선교 물품으로 온 ‘가정여중’ 유니폼을 입게 된 사연도 다큐를 보며 웃게 만든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구호가 ‘임마누엘 모겐’이고, 경기가 끝난 후 강 선교사에게 기도해 달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선교의 또 다른 감동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풀HD로 만들어졌으며 음악도 1편에 비해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게 신 감독의 설명이다.

극장을 찾은 이들의 반응은 “모겐족의 일상과 선교사 가족의 이야기가 미소 짓게 한다” “스포츠를 소재로 해 속도감 있고 다이내믹하다” “1편보다 세련됐고, 감동도 더한다” 등이다.

신 감독은 소명2에 이어 소명3, 4 등 매년 소명시리즈 한 편씩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소명이란 타이틀로 역사도 다뤄보고 싶다고 했다. “선교사가 아니어도 어딘가에서 묵묵히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명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요. 직장인, 공장 직원, 사장 또는 한센병 환자일 수도 있고, 거리의 여인일 수도 있어요.”

그는 “세상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게 중요해요. 하지만 크리스천인 우리들조차 그것만 바라보고 추구한다는 데 문제가 있죠. 낮은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쓰임받는 이들도 돌아보자”고 말했다.

소명이 단관 개봉됐던 것과 달리 소명2는 서울극장을 비롯해 전국 CGV와 프리머스 등 55개 극장에서 개봉, 상영된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