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방송 활동 또다시 논란… ‘마녀사냥’ 우려
입력 2010-04-04 19:53
고(故) 최진영의 자살을 계기로 개그우먼 정선희를 둘러싼 각종 소문과 의혹이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정선희 방송 퇴출’을 요청하는 글을 올리며 논란의 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일부에서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과 ‘또다른 마녀사냥’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인터넷에 무분별하게 퍼지는 루머를 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2008년 9월 배우 안재환의 충격적인 자살 소식에 이어 배우 최진실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정선희는 사건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시댁 측의 불화 등 사적인 생활이 드러나면서 정선희를 둘러싼 의혹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안재환의 죽음은 정선희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의혹은 일단락됐다.
문제는 정선희가 방송에 복귀하면서부터 일어났다. 정선희는 지난해 3월 SBS FM라디오 ‘정선희의 러브FM’의 DJ로 방송을 시작했고, 지난 2월에는 SBS E!TV ‘철퍼덕 하우스’에서 이경실과 공동 MC로 나섰다. 이 때만해도 정선희의 방송 복귀를 두고 네티즌들은 호불호를 나타내는 선이었다. 인터넷에는 ‘슬픔이 가라앉기 전에 너무 이른 방송복귀 아니냐’는 의견과 ‘활동을 재개한 용기를 응원한다’는 격려가 공존했다.
정선희의 방송 활동 여부에 대한 논란은 지난 3월 25일 고 안재환의 어머니가 암으로 사망한 이후 ‘정선희 방송 퇴출’ 논란으로 번졌다. 당시 시어머니 장례식장에 참석하지 않았던 정선희가 며칠 뒤 고 최진영의 빈소에는 얼굴을 비추자 네티즌들은 정선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게시판과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정선희 퇴출’을 주장하고 나섰다.
‘정선희의 러브FM’ 시청자 게시판은 그녀를 비난하는 글로 도배되다시피 했고, ‘철퍼덕 하우스’ 시청자 게시판은 폐쇄됐다. 4일까지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정선희 방송퇴출과 고 안재환 자살 재수사 요청’을 청원하는 글에 5101명이 서명한 상태다. SBS 민원 게시판에는 200개가 넘는 항의 글이 올라와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인터넷에서 번지는 무차별적 공격에 대한 우려가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근거 없는 의혹을 앞세워 공인을 인신공격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티즌 ‘카푸리’는 “그녀가 빈소에 간 여부, 시어머니가 남긴 유서를 두고 언론과 네티즌의 소설쓰기가 계속되고 있다. 무차별로 이유 없이 던지는 마녀 사냥은 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모나모나’란 네티즌은 “이미 수사기관의 공식 결과가 나왔는데 아무런 이유도 없는 소문을 사실인양 양산하는 인터넷이 문제다. 다분히 개인적인 이유인데 정선희를 극단으로 몰고가는 것은 문제”라며 네티즌의 자제를 요청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