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수색 9명 탄 어선 침몰…외국 선박과 충돌
입력 2010-04-03 01:10
2일 오후 8시30분쯤 대청도 서쪽 54㎞ 지점에서 해군 천안함 실종자 등의 수색작업에 참여했던 저인망 어선 ‘98금양호’가 실종됐다. 98금양호에는 김재후(48) 선장과 기관장 박연주(49)씨를 포함해 9명이 타고 있었다.
98금양호는 수색작업을 마친 뒤 조업을 하다가 조난신호를 자동 발신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오후 11시50분 현재 김 선장과 선원들의 생존 및 구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경은 마지막으로 조난위치 자동발신장치(EPIRB)가 작동된 해역에 파견한 경비함정이 기름띠를 발견함에 따라 어선이 침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주변 해역에서 선박과 선원들을 찾고 있다. 해경은 98금양호가 대형 화물선 ‘타이요1’과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색을 벌이고 있으며 타이요1을 쫓고 있다.
해경은 98금양호가 침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바닷속에서 배 모양의 물체를 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오후 10시10분쯤 저인망 어선 조난신고를 접수하고, 해군 함정 2척, 조명헬기 1대, 조명항공기 1대, 초계함 1척을 사고 해역에 급파했다.
대청도 해상에서는 1.5m의 강한 너울성 파도가 쳤고, 초당 8~10m의 강풍이 불었다. 해군은 이날 오후 10시쯤 기상이 악화되자 천안함 침몰 해역에서 펼치던 수색작업을 중단했다.
98금양호는 저인망 그물을 이용해 바다 밑에 가라앉은 어뢰·기뢰 등의 파편, 천안함 실종자와 유류품 등을 찾는 작업에 참여했다. 98금양호가 조난신호를 발신한 곳은 천안함 함수로부터 서쪽으로 40㎞ 떨어진 곳이다.
군 당국은 해군 천안함이 어뢰, 기뢰 등 외부 폭발물에 의해 파손된 뒤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고원인을 규명해줄 어뢰 등의 파편을 찾기 위해 백령도에 있는 저인망 어선을 동원했다.
천안함이 침몰한 인근 해역에는 태평양 1·2호 등 저인망 어선 10척이 오후 12시40분쯤 대청도 선진포를 출발, 오후 2시20분쯤 백령도 사고 해역에 도착해 수색작업 벌였다.
저인망 어선은 2대가 짝을 이뤄 그물을 바다 밑바닥으로 끌고 다니면서 깊은 바닷속의 물고기를 잡는 배를 말한다. 98금양호 등은 해저(海底)에 그물이 닿기 때문에 바닥에 가라앉은 어뢰·기뢰 파편, 실종자와 유류품 등을 찾기 위해 동원됐다.
백령도=엄기영 정창교 기자
실종자 명단 △선장 김재후(48) △기관장 박연주(49) △선원 안상철(41) 김종평(55) 이용상(46) 정봉조(49) 허석희(33) 유수프 하에파(35·인도네시아) 캄방 누르차요(36·인도네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