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金 이미 도착?…4일간 베이징·다롄 등 방문설
입력 2010-04-02 23:04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일 3박4일 일정으로 베이징(北京)과 다롄(大連) 등을 포함하는 중국 방문길에 올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중 관계에 정통한 한 정보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2일 밤 북한을 출발, 3일 새벽 단둥(丹東)을 거쳐 중국을 방문하고 랴오닝(遼寧)성 다롄에도 들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과 관련된 중국의 실무진에게 3일부터 비상대기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의 최대 목표는 쌀과 옥수수 등 대규모 식량 지원을 확보하고 3남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중국의 양해를 끌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주요 도시인 청진은 이미 전기가 끊겨 밤에는 암흑천지이고, 운행을 멈춘 시내 궤도전차엔 굶주린 사람이 가득 찼다고 한다”면서 “시급한 경제 지원이 이번 방중의 최대 의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방중에서는 지난해 10월 방북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약속한 지원을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문제가 양국 간에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와병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김 위원장이 후계체제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다시 한번 요청할 가능성도 크다고 한다. 그는 “이번 방중은 중국의 적극적인 초청이 있었지만 김 위원장도 강력히 희망했다고 한다”면서 “중국의 지지를 이끌어내 2012년 이후 북·중 후계체제 간 연대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김정은이 김 위원장을 수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화폐개혁 이후 불안해진 내부 상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방중길에 다롄을 방문하는 것도 흥미롭다. 다롄은 중국 동북3성의 최대 물류 도시로 랴오닝성 연해 경제벨트(후루다오~진저우~잉커우~다롄~단둥)의 핵심 거점 도시다. 지리적으로 이 지역과 가까운 신의주와 공동 개발을 도모할 수 있는 곳이다.
다롄은 또 최근 나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진 창리(創立)그룹의 소재지다. 최근 나선특별시를 국제적인 물류기지로 개발하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김 위원장으로선 나선의 모델 도시로 비슷한 물류 기능을 갖고 있는 다롄을 상정했을 수도 있다. 북한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 역시 지난 2월 말 동북지역 사전답사 차 다롄에 들른 바 있다.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다롄은 보시라이(簿熙來) 충칭시 당 서기가 1990년대 후반 시장과 당 서기를 지내며 친환경적으로 개발한 도시”라면서 “김 위원장이 동북3성의 도시 가운데 방문해볼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방중할 경우 논의가 불가피한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북·중·미 간 이해 차가 끝내 좁혀지지 않았을 경우 방중 일정은 다소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정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방중 분위기는 고조된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의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