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끄럽던 美-中 정상 넉달만에 대화
입력 2010-04-02 23:04
미국과 중국 사이에 아연 해빙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 오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 핵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 협조를 당부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양국 정상 간 직접 대화는 지난해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넉 달여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 국제적 의무를 확실히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통화는 이례적으로 1시간에 걸쳐 이뤄졌다고 AFP통신은 2일 보도했다. 전화통화는 이날 중국이 핵 확산과 테러리즘을 막기 위해 오는 12, 13일 미국에서 개최되는 핵 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밝힌 직후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환영을 표시했다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후 주석은 “양국이 ‘건강한’ 유대관계에 초점을 둬야 하며, 대화를 통해 무역문제를 풀고 싶다”고 말했다고 중국 TV가 보도했다. 또 양국의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티베트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관심에 유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양국 관계는 최근 수개월 동안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오바마 대통령의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 면담, 위안화 환율 절상 압력, 구글의 중국 사업 철수 등 여러 악재로 최악으로 치달았었다. 이로 인해 후 주석의 핵 안보정상회의 참석 여부는 양국 관계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인식돼 왔었다. 영국 가디언은 2일 “후 주석의 방미 직후인 15일 미 재무부가 밝힐 환율조작국에 중국이 포함될지 여부가 해빙 무드의 지속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후 주석의 방미 결정은 미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받은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