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암함 침몰] 金국방 “기뢰보다 어뢰 공격 가능성”

입력 2010-04-02 22:24

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현장에서 구조됐던 생존자들은 사고 당시 ‘꽝’하는 충격음과 함께 비린 냄새가 났고, 화약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국방부 조사단은 침몰 사고 생존자 58명의 증언을 청취해 종합한 결과 생존자들은 이런 정황으로 미뤄 사고가 내부 충격이 아니라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생존자들은 또 어뢰 공격이 분명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충격음과 관련해서는 상당수 생존자들이 ‘꽝’하는 소리를 들었지만 19명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고 충격만 느꼈다고 진술했다. 일부는 소리가 두 차례 들렸다고 말했다. 기름 냄새가 났다는 증언도 상당수였다. 사고 당시는 작전 중이 아니었고, 취침시간을 앞두고 근무자 외에는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 등 약간 느슨한 분위기였다고 이들은 전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질문에서 사고 원인과 관련, “어뢰와 기뢰 두 가능성이 다 있지만 어뢰 가능성이 좀더 실질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사고 원인으로 사실상 북한의 어뢰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은 선체 밑 해저에서 폭발해 버블효과를 일으키며 선체를 밀어올리는 ‘버블제트’ 어뢰를 개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장관은 그러나 “소나(음파탐지기)병은 당시 어뢰 접근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북한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확실히 (북한 기지 등에서) 보이지 않은 잠수정 2척이 있다”며 “이번 사고와 연관성이 있을 수 있으나 백령도까지 거리가 멀고 잠수함은 느리게 움직일 수밖에 없어 연관성은 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시 ‘기름 냄새가 났다’는 진술도 있다”며 “기름 탱크가 파괴됐거나 기름이 누출됐을 수 있는데 진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측정된 지진파에 대해선 “폭발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천안함이 침몰 전 백령도 인근 해상을 항해한 것과 관련, “(작전구역에서) 약간 벗어났다”면서 “하지만 바다에서의 선은 지상처럼 명확히 그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새로운 전술에 대응키 위한 점도 있었고, 당시 풍랑이 아주 심했기 때문에 풍랑을 적게 받기 위해 움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0일 이후 중단됐던 천안함 수중 수색 작업이 사흘 만에 재개됐으나 실종자 확인에는 실패했다.

김나래 이도경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