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함미 부분 출입문 각종 장애물로 탐색 지체
입력 2010-04-03 01:20
서해상 기상 여건이 호전되면서 침몰한 천안함에 대한 군의 실종자 수색작업이 재개됐다. 하지만 작업 진척 속도는 수중 여건으로 인해 매우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대원들은 2일 전날보다 호전된 여건에서 작업했다. 사고 해역은 파고 1.5~2.5m, 풍속 10~20노트(초속 5~10m)로 다소 거칠었지만 맑은 날씨를 보였다. 물속 여건도 나아졌다. 물의 온도는 섭씨 3.5~5도로 여전히 낮았지만, 전날까지 5노트(초속 2.57m)를 상회하던 유속은 그 절반가량인 2~3노트로 느려졌다.
해군 해난구조대(SSU)와 해군 특수전여단(UDT) 등 잠수대원들은 함미와 함수 부분으로 나뉘어 조류가 약해지는 정조시간대를 틈타 입수했다. 함미 부분에는 27개조 54명, 함수 부분에는 24개조 48명이 배치됐다. 수중작업은 각 위치에서 2인1조로 1회 15~20분씩 잠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전 작업에는 3개조가 입수했고, 오후에는 2개조가 투입됐다. 밤과 3일 새벽으로 예정됐던 수중작업은 기상 악화로 취소됐다.
내부 수색작업은 난항을 겪었다.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잠수대원들은 함미 부분 출입문에 진입하자 인도색(줄)이 각종 부유물과 선체 구조물 등에 엉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출입문까지의 인도색은 잠수대원들이 지난달 30일 밤까지 악전고투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었다. 악천후로 사흘 동안 수중작업을 진행하지 못한 영향이었다. 잠수대원들은 어쩔 수 없이 이날 출입문까지 진입하는 인도색을 복구하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생명선인 인도색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내부 수색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함수 부분은 인도색이 설치된 함장실을 시작으로 전탐실 등으로 수색 반경을 넓히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해난구조 전문장교인 송무진 중령은 “함수 부분은 3층에 달하는 거리를 내려가야 하는데 함미 부분과 마찬가지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잠수대원이 수중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7~8분에 불과하고, 30㎝ 앞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손으로 더듬거리며 이동한다. 이런 상황에서 격실 통로가 잠겨 있을 경우 우회로를 찾아야 한다. 작업에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존자를 발견해도 바로 구출할 수 없다. 잠수대원들이 교대로 진입해 공기, 물, 음식을 제공하고 잠수복 등으로 체온을 보호해 체력을 회복시켜야 한다. 이동이 가능해지면 특수헬멧을 제공하고, 수중에서 감압 과정을 거쳐 수면 위로 올린다. 물론 물 위에는 감압 챔버와 군의관이 기다리고 있다.
천암함을 인양하는 해상 크레인은 소청도 해상에서 대기했다. 기상 조건이 좋아지면서 백령도 사고 해역으로 출발 예정이었지만, 쌍끌이 어선이 파편 수거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파도가 다소 높아 사고 해역으로 출발하지 못했다.
한편 천안함의 침몰 형태는 당초 국방부 발표와 달랐다. 군은 함미 부분의 경우 왼쪽으로 90도 누워져 있다고 발표했으나 이날 왼쪽으로 20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고 정정했다. 또 위아래가 뒤집혀 있는 것으로 발표됐던 함수 부분은 오른쪽으로 90도 누워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