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제조업 “봄날은 왔다”… 유로존·中·日등 3월지수 일제히 상승

입력 2010-04-03 01:07


미국과 유럽, 중국과 일본 등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1일 발표한 제조업 관련 지수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경기회복 바로미터인 제조업이 바닥을 다지고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경기회복세가 가시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그동안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우려해온 일부 아시아 국가의 경우 중앙은행의 긴축 조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3월 제조업지수가 59.6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의 56.5보다 높아진 수치로, 2004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다. 제조업지수가 50에 못 미치면 제조업 경기의 위축을, 50 이상이면 확장을 의미한다.

미국의 제조업 3월 지수는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한 57.5보다 높은 수준이며, 8개월째 50을 넘어선 것이다. 미 노동부가 2일 발표한 3월 신규 일자리 수도 16만2000개로 월별 증가치로는 3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3개월 연속 9.7%를 이어가면서 안정된 수준을 보였다. 경기회복과 고용사정 개선이 더디지만 견고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회복세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제조업 지표도 40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유로존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보다 2.4포인트 오른 56.6으로 집계돼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유로존 16개 국가 중 재정 적자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만 유일하게 제조업 PMI가 하락했다.

중국과 일본의 제조업 지표도 호전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월 PMI가 55.1로 전달보다 3.1포인트 상승,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에 반등했다고 밝혔다. 중국 PMI는 13개월째 50 이상을 유지했다.

일본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에서 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업황판단지수(DI)는 제조 대기업의 경우 -14로 나타났다. 하지만 3개월 전 조사 때의 -25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대기업의 업황판단지수는 4분기 연속 개선된 것이며, 2008년 이후 최고치다.

아시아 지역 제조업 부문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긴축 조치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콩상하이은행(HSBC) 홍빈 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 압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제조업 확대에 따른 경기회복세 소식에 뉴욕과 유럽 각국의 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특히 국제유가는 나흘 연속 상승하며 17개월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84.87달러(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로 거래를 마쳤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