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핵國 NPT 준수땐 안전 보장”… 오바마 내주초 새 핵정책 공개 예정
입력 2010-04-02 18:38
미국이 조만간 발표할 새로운 핵태세검토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에서 핵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선언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비보유국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성실히 이행한다는 전제 아래 핵위협으로부터 이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이른바 ‘소극적 안전보장(NSA, Negative Security Assurance)’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AP통신과 더 타임스 등 외신들이 2일 전했다. 이는 비보유국이 핵비확산에 대한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키면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핵태세검토보고서에 어떤 상황에서라도 미국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는 내용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미 행정부 내에서는 선(先) 핵무기 사용금지 선언 포함 여부에 대해 상당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빠르면 프라하에서 예정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 조인(8일)에 앞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해 4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을 선포한 뒤 핵정책을 재검토해왔다. 이 같은 내용이 확정되면 ‘미국은 핵무기 비보유 국가를 핵무기로 공격할 수도 있다’는 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정책을 바꾸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추가 핵무기 감축이나, 새로운 핵무기 시스템의 개발도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포함시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 국무부는 오는 12∼13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의 의제는 북한·이란의 핵무기 비확산 문제도 있지만 핵물질 이전 방지, 핵 방호(security) 등 보다 폭넓은 이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