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마틴 루터 킹·권정생·도종환 이들의 공통점은… 부활신앙으로 무장한 구도자들
입력 2010-04-02 18:07
문학평론가 김응교 시인 ‘부활을 믿는 사람들’ 편역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인 김응교씨가 편역한 ‘부활을 믿는 사람들’(나눔사)은 부활절을 앞두고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참으로 부활의 사건을 믿는가.”
이 책에는 부활을 확신하는 구도자들의 글이 들어 있다. 톨스토이와 본 회퍼, 마틴 루터 킹, 주기철, 우치무라 간조, 박두진, 권정생, 강은교, 도종환 등 살아있는 자와 이 땅을 이미 떠난 자들이 생생한 부활을 증언하고 있다.
순교자 주기철 목사는 1940년 2월 체포되기 전 평양 산정현교회에서 행한 설교를 통해 절절한 부활신앙을 피력했다. “나는 바야흐로 죽음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내 목숨을 빼앗으려는 검은 손이 시시각각 가까이 뻗어오고 있습니다. (중략)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무덤 속에서 3일 만에 부활하신 주님, 사망 권세를 이기신 예수여! 나도 부활을 믿고 사망 권세를 내 발아래 밟게 하시옵소서.”
장편 소설 ‘부활’을 쓴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확고한 부활사상으로 무장했던 사람이다. 그는 참된 인생은 결코 멸(滅)하지 않는다며 ‘불멸의 신앙’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죽음에 대해 절실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인간만이 불멸한 것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생의 진정한 목적은 ‘우리가 누리는 삶을 불멸하는 영혼으로 완성시키는 것’이라고 갈파한 대문호의 말은 부활절을 앞두고 우리 모두 깊이 음미할 만하다.
행동하는 신학자였던 본 회퍼 목사의 ‘옥중서간’에 들어 있는 부활의 글도 감동적이다. “부활절에 우리는 ‘죽음’보다도 ‘죽는 것’에 집중하곤 한다. 죽음을 어떻게 극복하는가는 중요하다. 그리스도는 최후의 적인 죽음을 극복하셨다. 죽음의 극복은 부활을 의미한다. 그리스도의 부활로 새로운 청정(淸淨)한 바람이 이 세상에 불어온다. 부활절은 부활의 힘으로 산다는 것을 발견하는 날이다.”
일본 기독교계의 대표적 인물인 우치무라 간조는 “그리스도가 죽은 지 사흘 만에 살아나셨다는 것이 신자의 신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는 유물론(唯物論)과 함께 유령론(唯靈論)에도 반대한다”면서 “그리스도의 부활에 의해 완전한 생명관이 이 세상에 제공됐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김찬국 상지대 전 총장은 생전 “한국의 교회는 기독교 복음의 진수인 부활신앙을 강조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를 용기 있게 선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고한 부활신앙으로 무장할 때 이 땅의 기독교가 사회에 희망을 주며 역사의 방향을 바르게 비춰주는 복음의 등대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는 조지 엘든 라드의 ‘구약에 나타난 부활사상’ ‘복음서에 나타난 부활사건’ ‘바울이 말하는 부활신앙’ 등 신학적인 내용도 들어 있다.
편역자인 김 시인은 “부활을 너무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내세적인 부활을 믿을 뿐 아니라 이 땅에서 이미 부활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의 글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