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1년 반만에 100엔당 1200원 밑으로… 원화 가치 급속 상승

입력 2010-04-02 19:08


원화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엔·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간접 계산한 환율)은 1년반 만에 100엔당 12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출 경쟁력 하락은 물론 경기회복이 둔화된다는 우려감이 높다. 다만 신임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이 고환율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어 앞으로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 시장 상황은 유동적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4원 하락한 1126.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지난해 말 1164.5원이었지만 올 들어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하락 폭은 38.5원에 이른다.

그나마 외환당국이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서면서 1120원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공기업의 대규모 달러화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관측했다.

또 엔화의 급격한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1198.13원을 기록했다. 2008년 10월 14일 1179.00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원화 가치 절상률은 엔화, 달러화, 위안화, 유로화 등 다른 11개국 통화와 비교해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원화 가치 절상률은 3.4%에 이르렀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해외에서 달러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21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는 올 들어 7조원에 육박하고, 채권시장에서도 5조원 이상을 순매입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