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일주일] 軍 TOD 영상 완전 공개…폭발음 들렸으나 물기둥 없었다
입력 2010-04-02 00:14
군 당국은 1일 해병부대에서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한 40분 분량의 천안함 침몰 영상을 완전히 공개했다. 지난 30일에는 이 가운데 1분20초 분량의 영상만을 편집해 공개했었다.
이 영상에 따르면 천안함은 선체 중앙(마스트) 부분에 있는 가스터빈실과 원·상사실이 절단됐다.
합참 관계자는 “영상에는 처음부터 함미는 보이지 않았으며 함수만 보였다”며 “함미는 이미 절단된 상태에서 바닷속으로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상은 사고 당일 백령도 기지에서 TOD 운용병이 미확인된 폭발음을 듣고 상급부대에 보고한 뒤 녹화를 시작했다. 오후 9시26분27초부터 녹화된 영상에서는 침몰원인과 관련된 단서를 찾기 어렵다. 영상에 기록된 촬영 시작 시간은 9시23분47초이지만, TOD에 표시되는 시간이 실제 시간보다 2분40초 늦게 맞춰져 있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오른쪽으로 90도 넘어져 있는 장면에서 시작된 영상에서 천안함은 사고 해역의 조류로 인해 시계방향으로 서서히 돌며 표류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천안함의 함교에는 검은색 점이 하나, 둘씩 늘었다. 열이 높을수록 검게 표시된다는 TOD의 특성상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승조원이 하나, 둘 씩 함교로 몰려든 것이다.
이 관계자는 폭발로 열이 감지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녹화되기 시작해 열이 발생했는지를 판단하는 데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녹화된 만큼 정확한 고열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TOD 영상을 찍은 해병 6여단 소속 장병들은 엄청난 충격음에 놀랐지만, 정확한 상황 파악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근무 중이었던 해병대 장교 A씨는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콘크리트로 만든 초소가 흔들릴 정도로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때 천둥소리 같은 폭발음이 들렸으나, 물기둥은 솟구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당시 밤이었던 데다 해무가 내려앉아 육안으로 사태파악이 쉽지 않았다”면서 “다만 충격음이 들린 지역을 살펴봤지만 거대한 화염이나 물기둥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장교에 따르면 해병대 초소의 TOD 담당 초병은 상부에 거대한 충격음과 진동을 느꼈다고 즉각 보고하고 TOD 촬영 단추를 눌렀다. 야간 경계용 TOD는 해가 지면 켜놓기 시작하지만 특이 상황이 포착되지 않는 한 녹화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초병이 촬영을 시작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흘러 사고 발생 당시 장면은 담기지 않았다.
한편 군은 논란이 됐던 천안함의 교신일지는 공개하지 않았고, 교신 내용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안의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