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임박] 베이징서 후진타오 면담후 경협위해 동북지역 찾을 듯
입력 2010-04-01 21:23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임박설이 제기되면서 그의 방중 코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방중할 경우 특급열차를 이용하고, 3∼4일 정도 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 지역은 베이징 외에 동북지방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과 건강상태 등을 고려한 분석이다.
베이징의 한 대북소식통은 1일 “김 위원장 방중의 가장 큰 목적은 화폐개혁 등으로 피폐해진 북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방중 지역이 베이징과 동북지방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협문제 등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이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베이징에서 갖고, 중국과의 경협 최일선인 동북지역을 방문할 것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열차 노선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은 평양을 떠나 신의주∼단둥(丹東)∼선양(瀋陽)∼베이징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징에서 후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창춘(長春)과 훈춘(琿春) 등 동북지방을 시찰한 뒤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방중 행로가 반대로 평양∼신의주∼선양∼창춘∼훈춘∼베이징 순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둥에서 선양까지 간 뒤 창춘과 훈춘 등 동북지역을 시찰하고 베이징에 들려 정상회담을 하고 곧바로 귀국하는 일정이다.
김 위원장은 2006년 1월 방중 당시에도 동북3성을 시찰하려 했다. 그러나 중국 측 권유로 광둥(廣東)성 쪽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대외개방을 앞두고 동북지역에 대한 관심이 특히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북·중 간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국경지역에서의 경협 등은 김 위원장의 동북지역 방문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올 들어 양국 간 신압록강 건설 합의와 북한의 나진항 추가 개방 등 압록강과 두만강을 중심으로 북·중 간 경제협력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2000∼2006년 4차례의 김 위원장 방중은 모두 특급열차를 이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건강이 좋지 않은 점으로 미뤄 특별 항공기를 이용한 방중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했다는 얘기는 계속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핵심 소식통은 “이르면 오늘 밤중에라도 김 위원장이 평양을 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또 다른 소식통은 “주중 북한대사관에 비상대기령이 내려졌고, 선발대가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중임박설이 파다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정이 언론에 노출된 데다 건강 등의 이유도 있어 이번에 방중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단둥에선 특급열차가 통과하는 압록강 철교를 중심으로 보안점검과 주변 단장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방중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베이징을 방문할 경우 도착지로 추정되는 베이징역과 베이징 남역은 아직까지 별다른 보안 강화조치 등의 움직임이 없다. 베이징 북한대사관 주변도 평소처럼 조용한 분위기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