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임박] 김정일 방중 최대 관심사는… 정은 동행해 후계 논란 끝내나
입력 2010-04-01 18:42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빅 이벤트’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의 방중 행보는 향후 북한의 후계자 구도,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 정착 여부,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등을 가늠할 수 있는 단초다. 방중이 실제 이뤄진다면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정은 동행하나=이번 방중의 최대 관심사다. 하지만 관측은 엇갈린다. 동행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감안할 때 마지막 방중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3남 김정은을 동행시켜 후계 구도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의 동행은 북한 내부 반(反)김정은 세력의 반발 움직임을 잠재울 수 있다. 내부단속용인 셈이다. 또 김정은을 중국 최고 지도자들에게 소개한다면 자연스레 중국이 김정은 체제를 동의하는 모양새를 연출할 수 있다. 또 국제사회에 북한 차기 지도자가 확정됐음을 알리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정은이 동행하면 관심이 김 위원장이 아니라 김정은에 쏠리는 부담이 있다. 여기에다 북한의 3대 세습을 반기지 않는 중국이 동행을 꺼리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일 “동행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면서 “오히려 김 위원장이 방중기간 김정은을 북한에 남겨 통치를 제대로 하는지 시험할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6자회담과 남북정상회담 언급하나=이번 방중은 북·중 정상이 6자회담 재개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6자회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얻지 못한 채 빈손으로 북한에 돌아올 수밖에 없다”면서 “자신이 통큰 지도자라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6자회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발언 수위를 놓고 북·중 간 밀고 당기기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대북 경제지원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김 위원장이 6자회담 재개를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정상회담도 가볍게 볼 대목이 아니다. 현재로선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단어는 빼고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하지만 이 문제가 북·중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르게 되면, 김 위원장이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
◇천안함 침몰사고는=언급 안할 가능성이 높다. 양 교수는 “이번 방중은 예고된 방문”이라며 “북한이 천안함과 연계돼 있다는 심증이 있었다면, 중국이 방중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침몰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뭔가 말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