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임박] 최고지도자 등극 후 4차례 방중… 국제사회 데뷔·체제 단속에 활용
입력 2010-04-01 18:43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성사된다면, 1994년 북한 최고지도자로 등극한 이후 다섯번째 방중이 된다. 김 위원장은 방중을 다목적 포석으로 활용했다. 북한 내 강경파를 견제하는 체제단속용 성격을 띠기도 했고, 남북관계의 전환점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기도 했다.
그의 첫 방중은 북한 집권 6년 뒤인 2000년 5월 29∼31일 이뤄졌다. 집권 이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그는 방중을 국제사회 데뷔 무대로 활용했다. 첫 방중이 같은 해 6월 15일 남북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이뤄졌던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이명박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과 모종의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두번째 방중은 2001년 1월 15일부터 20일까지 5박6일 일정이었다. 상하이 첨단산업시설을 둘러본 뒤 “상하이는 천지개벽됐다”는 말도 그때 남겼다. 하지만 중국식 개혁개방은 북한에 뿌리내리지 못했다.
3차 방중은 2004년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2박3일간 이뤄졌다. 3차 방중은 2003년 3월 중국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후진타오 당시 주석과 상견례 의미가 강했다.
4차 방중은 2006년 1월 10일부터 18일까지 8박9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방중 가운데 최장 일정이었다. 중국식 시장경제가 발전한 광둥성의 광저우·선전·주하이 등을 둘러봤다. 그래서 김 위원장의 ‘남순강화(南巡講話)’ ‘천지개벽 2호탄’이라는 말들이 나돌았다. 4차 방중이 북한식 개혁·개방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북한 내 강경파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중국 남부의 경제특구를 시찰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하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