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김중수호 출범… “G20 의장국 위상에 맞춰 중앙은행 새 역사 열어가야”
입력 2010-04-01 18:45
‘김중수 한은호(號)’가 1일 공식 출범했다. 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취임사에서 한은의 독립성을 강조하면서도 국제경쟁력이란 잣대를 들이대며 한은의 변화를 촉구했다. 출구전략은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 기준금리 동결이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총재는 우선 한은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해 “훼손될 수 없는 중앙은행의 가치”라며 “이를 지키지 못하고서는 결코 우리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했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총재 선임 직후 언론 인터뷰로 촉발된 중앙은행 독립성 약화 우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의 핵심 과제인 물가안정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중앙은행의 새로운 역할로 부상한 금융안정 기능 강화도 천명했다.
“금융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역할이 강화되는 추세에 있으며 우리도 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관련되는 제반 제도와 관행을 정비해야 하는 것이 국가적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취임사의 방점은 ‘한은의 변화 필요성’에 찍힌 것으로 보인다. 취임사의 제목은 ‘G20(주요 20개국) 의장국의 위상에 걸맞은 한국 중앙은행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 나아갑시다’였다. 김 총재가 직접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김 총재는 “중앙은행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고민도 뒤따라야 하고 이 고민은 종국적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승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통화정책 당국인 중앙은행의 역할을 ‘국가 발전 기여’로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또 중앙은행의 국제 경쟁력이라는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한은 내부에서 나왔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