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탤더 美태평양해병사령관 “오키나와 美 해병대 北 핵제거가 주임무”
입력 2010-04-01 21:21
일본 오키나와(沖繩)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유사시 북한의 핵무기 제거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태평양해병대 사령관인 키스 스탤더 중장은 지난 2월 17일 주일 미국 대사관에서 이뤄진 일본 방위당국 간부들과의 회동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일 보도했다. 스탤더 사령관은 “오키나와 미 해병대의 (작전) 대상은 북한이며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남북한의 충돌보다 김정일 체제의 붕괴 가능성이 더 크다”며 “이 경우 북한의 핵무기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게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나 군 고위 관계자가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임무를 명확히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오키나와 해병대가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군비확대에 대한 억지력 확보 등의 차원에서 일본에 주둔한다고 설명해 왔다.
이 같은 발언은 스탤더 사령관이 지난 2월 회동에서 “주일미군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나고(名護)시의 캠프 슈워브 미국 기지 연안부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자 일본 측의 한 인사가 “그렇다면 미 해병대가 오키나와에 주둔할 이유가 없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묻자 이에 답변하면서 나왔다. 당시 회동에는 일본 측에서 니시하라 마사시(西原正) 전 방위대학장 등 방위성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다.
현재 미국의 유일한 해병대 해외기지인 오키나와기지에는 1만2400여명이 주둔 중이다. 이는 주일미군 전체의 약 40%에 해당한다. 미 해병대는 모두 18만7000명으로 이 가운데 제1, 제2 부대는 미국 본토방위를 담당하고 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