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북한 급변사태 없을 것”

입력 2010-04-01 19:01


북한 노동당 비서를 지낸 황장엽(사진)씨는 조만간 북한 급변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체제 내부 균열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황씨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세미나에서 “중국이 계속 지지하는 한 북한 급변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급변사태 발생 주장은 현실과 가깝지 않은 분석”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북한에는 김정일을 반대할 만한 큰 세력이 없으며, 북한 체제 내부 분열을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엔 군대 경찰 적위대 등 독재를 실시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일반 대중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다소 변화가 있다고 해서 큰 변화가 일어난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영토적 야심이 있다고 보는 견해는 맞지 않다”면서 “중국 입장은 북한이 자유민주주의화되는 게 곤란하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13억 인구를 통일시켜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이해관계여서 북한의 자유민주주의화 바람이 중국으로 불어오게 되는 걸 가장 우려한다는 것이다.

황씨는 “이 때문에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중국식으로 개방하도록 유도하고, 수령 개인독재를 없애고 시장경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중국식 개방을 하도록 하는 게 중국과 미국의 이익에 맞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씨는 천안함 침몰 사고의 북한 연루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야 있지만 가능성만 갖고 책임을 추궁할 수 없다”며 “정보도 없고, 이렇다 할 증거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