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16세기 아시아 선교 선구자의 길 뒤따르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입력 2010-04-01 17:52
프란치스코 하비에르/김상근 지음/홍성사
“제가 여기 있습니다.” 유럽 가톨릭교회의 아시아 선교 선구자였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가 인도 선교의 명령을 받고 답했던 말이다.
스페인 출신으로 이냐시오 로욜라와 함께 예수회를 창설했던 하비에르 선교사는 인도 고아와 중국 상천도, 일본 나가사키 등지에서 복음을 전했던 사람이다.
이 책은 16세 중엽 유럽 교회에 영향을 미친 하비에르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흔히 자비에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한 그는 안정된 파리를 떠나 인도와 말라카 해협 등을 거쳐 오지를 향했다.
당시 선교는 죽음의 길에 나서는 것이었다. 말라리아와 풍토병이 항상 기다렸고 얽히고설킨 정치 사회적 역학 관계 속에 헤매기도 했다. 선교지에 도착하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렸다. 하비에르가 포르투갈 리스본 항구를 떠나 아프리카 항로를 따라 인도에 도착하기까지는 자그마치 1년하고도 29일이 소요됐다.
인도에 도착한 그는 아시아 대륙에도 그리스도인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스러워했고 힌두교도들과 이른바 종교간 대화를 통해 선교의 가능성을 모색하게 된다. 또 개종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선교사들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을 호소해 16세기 대학생들을 선교에 뛰어들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1549년 일본에 도착한 그는 기독교 선교사(史)의 역사적 이정표를 남겼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전래된 복음이 동아시아 끝 일본에 전해짐으로써 동서의 만남이 완성됐다.
책에는 선교 분야에서 눈여겨볼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현지 문화와 언어도 모른 채 선교활동을 감내해야 하는 하비에르의 안타까움 등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장면이다. 또 현지 문화와 종교성을 가교 삼아 기독교 전파의 접촉점을 삼으려 했던 것이나 현지인에 의한 선교 시도 등은 20세기의 이론보다 400년이나 앞선 것이었다.
저자 김상근 연세대 교수는 선교신학자로 하비에르가 걸었던 길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그와 관련된 선교편지를 비롯해 16세기 당시 문헌들을 풍부하게 인용해 하비에르에 대한 일대기를 상세히 그렸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