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다게스탄 공화국서도 폭탄테러… 경찰 등 12명 사망·23명 부상
입력 2010-04-01 01:36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공화국 키즐라야시에서 31일(현지시간) 오전 두 차례의 폭탄 테러가 발생해 현재까지 최소 12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두 차례의 폭탄 테러로 39명이 숨진 지 이틀 만이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0분쯤 키즐라야시 다게스탄 공화국 내무부 건물 인근에서 경찰이 차량을 검문하던 중 러시아제 지프 차량에서 갑자기 폭탄이 터졌다. 검문하던 경찰 2명과 차량 운전자 등 3명이 숨졌다. 사건 현장은 내무부와 연방보안국(FSB) 지부, 학교 등에서 약 300m 거리에 위치했다. 20여분 후 사고 수습을 위해 경찰과 비상대책부 직원이 현장에 도착한 직후 또 다시 폭탄이 터졌다. 2차 테러로 경찰을 포함해 최소 8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비탈리 베데르니코프 키즐라야시 경찰서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 학교가 있었지만 다행히 피해자 가운데 학생은 없었다.
러시아 검찰은 “12명의 사망자 중 경찰이 9명”이라며 “2차 테러 때 경찰 복장을 한 남자의 몸에서 폭탄이 터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언론은 모스크바와 다게스탄에서 잇따라 일어난 테러가 한 집단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이날 국가안보회의에서 “두 사건이 하나의 고리로 연결돼 있다”며 “이 나라와 사회를 혼란에 빠뜨려 공포와 두려움을 조장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다게스탄은 1994년과 99년 분리주의자들과 전쟁을 치른 체첸 공화국과 인접해 있다. 구소련 해체와 함께 자치주에서 러시아 연방의 자치 공화국이 됐지만 체첸 분리주의자들이 들어오면서 최근 테러가 잇따랐다. 지난달 체첸 반군 지도자 다쿠 우마로프는 “(체첸, 다게스탄, 잉구세티아 등) 카프카즈 지역에 제한됐던 공격을 러시아 전역으로 확대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잇따른 폭탄 테러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테러 정책 전반을 재검토하고 테러범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푸틴 총리는 “테러범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안보 기관의 명예를 걸고 이들을 하수도에서 밝은 빛 아래로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