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관광 재개 의지 강했다”… 금강산 부동산 조사 종료
입력 2010-03-31 18:59
북한의 금강산 부동산 조사가 31일 해금강호텔 내 노래방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이 예고한 대로 금강산 관광과 관련한 부동산 몰수 등 강경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지난 25일부터 북한에서 조사를 받고 돌아온 37개 업체 관계자들은 강압적 분위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또 북한군이 조사를 맡는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이들은 평양에서 내려온 관계자들에 대한 의전만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는 준비해간 관련 서류를 북한 조사단에게 제출하면 현장에 함께 가서 건물 및 비품 등 투자금액, 건설기간 등을 맞춰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 질문에 답변하는 실무적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북측에서 30명가량이 나와 참관하고 그 가운데 5명이 면적, 투자비, 전기 등 분야별로 집중적인 질문을 했다”면서 “세부 도면을 안 가져가 숙소에서 도면을 만든 뒤 다시 조사받기는 했지만 전체 조사 시간은 1시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에 금강산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당일 조사를 마치고 귀경하는 형태였다고 덧붙였다.
헬스케어센터를 운영하는 송모씨는 “20개월째 관광이 중단된 상황에서 북측은 손님도 없이 영업장이 어떻게 관리돼왔는가 등을 집중 조사했다”면서 “하지만 현대아산 측이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북측 관계자들이 상당히 놀라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는 ‘지금 당장 관광을 재개해도 되겠구만’이라는 얘기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북측 관계자들이 관광 재개에 대해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최씨는 “조사 당시 북측은 ‘이번에 남측에서 (관광) 재개를 안 하면 더 이상 재개하라고 안 하겠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송씨도 “북측이 성의 있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우리 정부와 관광 재개 문제를 협의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내고 “우리 기업의 재산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어떠한 남북 협력 사업도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며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
최정욱 안의근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