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잇따른 계열사 합병 이유 있나

입력 2010-03-31 21:25

삼성전자는 31일 삼성디지털이미징과의 공식 합병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 12월 합병을 결의한 이후 합병 작업을 해왔다. 이날부터 삼성디지털이미징은 삼성전자의 사업부로 편입,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등 광학기기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지난해 2월 삼성테크윈의 카메라사업부가 독립해 설립된 삼성디지털이미징은 1년2개월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삼성전자가 계열사를 흡수 합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삼성SDI와 중복됐던 LCD 사업을 통합했고 완제품과 모듈로 나뉘어 운영됐던 PDP 사업도 2008년부터 통합운영 중이다. 통합운영이긴 하지만 삼성SDI가 2차전지 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사실상 삼성전자 관리 아래에 있는 셈이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삼성SDI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삼성전기와는 삼성LED를 합작사 형태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차세대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OLED와 LED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주도의 합병과 통합경영은 계열사 간 중복 업무와 기능을 줄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삼성전자의 브랜드는 물론 기술과 디자인 역량을 활용,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삼성전자가 브랜드 파워와 세트업체로서의 위상을 무기로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준비 중이던 성장동력을 뺏는다는 비판도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등 계열사들이 착실히 준비했던 사업이 결국 지금 삼성전자 수중에 들어갔다”면서 “중복을 없앤다는 이유로 삼성전자에 몰아주는 행태가 계열사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