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반전… 5대 시중銀, 3월 전월比 7800억원 늘어

입력 2010-03-31 18:42


장기화되는 저금리기조 속에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처럼 고용침체와 실질임금 삭감으로 실소득 증가는 주춤하는 가운데 저금리를 배경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면 우리 경제의 심각한 불안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3월 들어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확산되고 주택구입 수요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가세가 둔화됐다가 올해 2월에는 감소세로 전환됐었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부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가계 부채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0일 현재 189조6682억원으로 2월 말보다 7802억원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1월 188조9710억원으로 늘었다가 2월 말 188조8880억원으로 감소했었다.

지난 1월과 2월 전달대비 각각 2000억원 넘게 감소했던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월 들어 859억원 늘었다.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월 말 663억원 감소에서 3월에는 1219억원 증가세로 반전했다. 하나은행도 2월의 감소세에서 벗어나 한 달 만에 1304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시중금리 인하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대출 상품 출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픽스 연동대출은 기존 CD 금리보다 0.1∼0.4% 포인트 이자율이 낮은 코픽스 연동대출이 출시되면서 이자부담이 줄어들자 대출자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코픽스 연동 대출상품이 이자율을 낮춘 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전체 가계의 부채를 오히려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코픽스 연동 대출은 지난 2월 16일 출시된 지 한 달여 만에 1조원을 넘어섰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