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함미 두 곳 로프 연결 성공… 선체에 구멍 안뚫기로

입력 2010-03-31 21:34


군 당국은 31일 두 동강난 천안함 함수와 함미의 출입문을 각 1개씩 확보해 내부 수색작업을 시도했다. 특히 실종자 다수가 몰려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함미 부분 수색에 관심이 집중된다.

◇인도색 설치, 함미 내부진입 성공=잠수대원들은 천신만고 끝에 함미 부분에 인도색을 두 군데 설치하고 좌현 부근에서 출입문을 열었다. 인도색은 침몰된 선체와 해상에 떠 있는 부표를 연결하는 로프를 말한다. 고무보트를 타고 부표에 접근한 잠수대원들은 이 로프를 잡고 물속으로 들어가 선체 내외부를 오가며 수색작업을 진행한다.

인도색은 함수와 함미에 각각 2군데씩 설치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1군데는 일반적인 작업에, 나머지는 비상시 잠수대원 탈출용으로 쓰인다. 조류가 강한 지역이기 때문에 엉킬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도색 추가 설치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내부 수색, 상당한 시간 소요될 듯=군은 수중용접으로 선체를 뚫지 않고 내부를 수색할 계획이다. 해난구조 전문가인 송무진 중령은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크기로 선체를 뚫는 데 1주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잠수대원들이 선체를 뚫는 것보다는 선실 내부로 들어가 통로를 개척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에 남아있는 화기류가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압 전류를 물속에서 흘려보내는 것이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내부 수색은 잠수대원들이 격실과 격실을 오가며 인도색을 선체 내부로 연장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송 중령은 “함정은 2∼3층으로 이뤄져 계단을 통해 들어가야 하지만 그것도 무턱대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등산할 때 조난당하지 않게 리본을 걸듯이 로프를 걸고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잠수대원들은 내부로 인도색을 연장하면서 동시에 생존자 수색도 병행하게 된다. 7∼8분에 불과한 작업시간을 고려할 때 수색 작업은 매우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작업현장은 시야가 고작 30㎝에 불과하다. 이런 상태에서 수중용접 방식을 배제했기 때문에 격실 사이의 출입구를 열지 못하면 우회로를 찾아야 한다.

◇함미 기관부 침실로 가는 길=군 당국에 따르면 함미 내부 수색작업은 실종자들이 다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부 침실까지 인도색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잠수대원들이 여는 데 성공한 출입문은 함미의 좌측 상단에 위치한다. 이 출입문을 통해 내부로 진입한 잠수대원들은 좁은 복도를 손으로 더듬어가면서 식당으로 진입해야 한다. 식당을 통과하면 다시 복도가 나오고 밑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내려가면 기관부 침실로 통하는 해치(일반적인 출입문과 달리 좁은 출입구)가 있다. 해치를 열고 사다리를 통해 수직으로 내려가면 기관부 침실이 나온다.

문제는 문이 잠겨있을 때다. 군 관계자는 “통상 복도문은 열려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격실 내부로 진입하는 문은 상황에 따라 잠겨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식당 입구와 출구 두 개 문을 통과하는 게 일차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이 잠겨 있지 않더라도 압력차에 의해 문을 열지 못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침몰한 선체는 격실마다 내부 압력이 제각각이다. 압력차가 클 경우 사람의 힘으로 열기 어렵다. 이 경우 격실과 격실 사이의 압력을 맞추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물론 그 전에 문이 잠겨서 열리지 않는지 압력차 때문인지에 대한 판단은 1차적으로 수중에서 작업을 진행하는 잠수대원의 몫이다. 혼선이 생기면 시간은 더 지체될 수밖에 없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