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악천후에 가로막혀 구조작업 중단

입력 2010-04-01 00:57

천안함 실종자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인 군은 31일 함미와 함수 쪽에 진입을 위한 출입문(도어)을 1개씩 확보했으나 기상 악화로 실종자 생존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구조 작업을 중단했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전날 함미와 함수 쪽에 진입을 위한 도어를 1개씩 확보해 본격적인 선체 내부 수색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유속이 빠르고 비가 내리는 등 기상 문제로 구조 작업을 재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함미 도어를 열었다고 해서 그냥 들어가는 게 아니고 서서히 들어가면서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개척해야 한다”며 “선수 부분은 계속 격실 진입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악천후가 2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선체 진입 및 구조 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은 다음주부터 실종자 탐색 구조 작업과 함미, 함수 부분을 인양하는 계획을 병행키로 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선체 인양을) 빨리 하려고 노력 중이다. 금요일이면 크레인 선박이 오기 때문에 내주부터는 인양이 시작되면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실종자를 찾아 끌어내고 그 후 인양해야 하는데 동시에 두 가지 작업이 가능하면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군은 천안함과 평택 2함대사령부 간의 교신일지를 공개하지 않되 침몰과 관련된 내용이 있을 경우 설명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천안함과 인근 속초함의 교신일지 공개 여부와 관련, “일지에는 군사적인 내용이 많아 공개하기는 곤란하고, 여러분이 의심하는 사안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러나 “교신 내용에는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결정적인 내용은 전혀 없으며, 우리도 일지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천안함 침몰 사고 전후로 북한 잠수정이 이동했다는 보도와 관련, “북한 잠수정이 이동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라며 “안보상 이유로 모든 부분을 상세히 공개할 수 없지만 이번 사고와 관련 없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사고 원인에 대해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과 관련해 민간 전문가 10여명이 포함된 ‘천안함 침몰사고 조사단’을 구성하고 이르면 내일 백령도 사고 현장에 파견할 계획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