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절단면 매끈”… 함체 노후 ‘피로 파괴’?

입력 2010-03-31 18:33

군 당국이 침몰한 천안함의 절단면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사고원인 규명에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현재로선 해군 잠수요원들의 확인 작업이 유일하게 선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일단 군은 외부 충격에 의한 침몰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군 잠수요원들은 수중 시야가 워낙 좋지 않아 절단면을 손으로 더듬어가면서 확인작업 중이지만 군은 절단면이 어떤 형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고 있다. 천안함 수색작업에 참여한 잠수사들은 31일 “물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확인한 결과 천안함의 절단면이 수직으로 깨끗하게 잘려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중 시야가 30㎝에 불과한 현 상황에서 촉각으로 확인한 것과 인양해서 전체를 보는 것은 다를 수 있어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군은 현재로선 실종자 구조가 우선인 데다 거친 물살과 암흑 수준의 수중 상황을 고려한다면 선체가 인양되어야만 정확한 폭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절단면이 매끈할 경우 노후한 선박 함체의 ‘피로 파괴(Fatigue Fracture)’에 의해 침몰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 역시 아직까지는 가설에 불과하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양영순 교수는 “천안함이 20년 된 배여서 용접 부분 강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매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았고, 일반적인 파도에서는 피로 파괴가 발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오히려 “선박 외부나 내부에서 엄청나게 큰 힘이 가해지면 선박 일부가 부러지면서 매끄럽게 절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