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의 향기 함께 나눠요”… 미술가·신학자 등으로 이뤄진 ‘성화감상회’ 5년째 정기모임

입력 2010-03-31 17:52


대학의 미대 교수와 미술을 좋아하는 신학자, 사학자, 대학원생들이 기독교 성화(聖畵)를 감상하는 모임을 5년째 갖고 있다(사진).

‘성화감상회’ 50여명 회원들은 매달 마지막주 월요일 오후 7시 서울 상수동 홍익대 홍문관 5층 강의실에 모인다. 대부분 대학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렘브란트, 고흐, 그레코 등의 성화를 접하면서 성경을 이해하면서 믿음을 다지고 있다.

회원들은 좋은 미술 전시가 있으면 함께 관람하러 가기도 한다. 지난해 5월에는 대학의 학부생들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해 기독교 미술의 현대적 의미를 고찰하기도 했다. 또 시와 찬양, 캐럴과 함께하는 성화 감상회도 연다.

2005년 9월 이 모임을 만든 홍익대 교수 한정희(58·사랑의교회 집사) 회장은 작품의 제작 배경이나 조형, 기법을 통해 미의 역사를 다루는 미술사가다. 그는 “당시 신앙을 같이했던 미대 대학원생들과의 교제를 위해 선택한 것이 성화 감상이었다”며 “기독 미술에 관심을 가진 많은 분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섬기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3년 전부터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홍익대 박효은(39·온누리교회) 강사는 이 모임에 나오다 세례를 받고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케이스다. 구한말 한글판 천로역정에서 ‘갓 쓴 예수’의 모습을 찾아내기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근무하는 오윤정(31·사랑의교회)씨는 “미술사 전공과 신앙을 연계해 좋은 성화를 감상할 수 있어 꾸준히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인 이석우(69·샘물교회 장로) 겸재정선기념관장은 “성화의 목적은 성경 말씀의 보조 수단일 뿐”이라며 “성경의 역사적 문화적 민족적 이해를 돕는 수단으로 감상하고, 성경의 원칙에 서서 성화를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화감상회는 홈페이지(holypicture.cyworld.com)를 통해서도 의견과 교제를 나누고 있으며 앞으로 작가를 비롯해 성화를 사랑하는 일반인들에게도 문호를 열 계획이다(02-320-1320).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