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실종자 한명이라도 더… 늑장대응 비판에 무리한 듯
입력 2010-03-30 23:39
천안함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해군 특수전여단(UDT) 소속 한주호(53) 준위의 죽음으로 구조대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군은 한 준위의 죽음에도 실종자 구조작업은 계속한다고 밝혔지만 무리한 수중투입으로 인한 추가 사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30일 “높은 파도와 흐린 날씨, 빠른 유속으로 수중투입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늑장대응에 대한 거센 비판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날이 어두워지면 수온이 더 낮아지고 유속도 빨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날 사고 해역의 수온은 3.9도에 불과해 잠수요원들이 저체온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큰 상태였다. 그러나 잠수요원들은 실종자 가족들의 피말리는 심정과 한 사람이라도 살려보자는 절박한 마음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작업을 지속해왔다. 이 관계자는 “이번 구조작업은 그야말로 사선을 넘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고도로 숙련된 요원들만 투입해 굉장히 조심스럽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 구조작업에 참여한 잠수대원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 입수작업을 끝낸 뒤에는 말도 제대로 하기 힘든 상태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희생된 한 준위도 5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4일 내내 구조작업에 나섰다.
해군 관계자는 “구조작업을 끝낸 요원들을 보면 안타깝지만 실종자 수색이 더디다는 비판 때문에 충분히 쉴 만한 여유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해군은 침몰사건 발생 후 초동조치가 미흡하다는 여론의 질타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사건 당일 물에 빠진 승조원들을 즉각 구조하지 못한 채 해경에 구조를 맡겼다는 비난을 받았고 두 동강난 선체를 발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소해함도 늑장 출동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실종자 수색에서만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또 다른 해군 관계자는 “죄인들이 무슨 말을 하겠느냐.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 조금 무리하더라도 수색작업을 지연시킬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