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횡령혐의 ‘보람상조’ 압수수색
입력 2010-03-30 18:51
검찰이 국내 최대 규모 상조회사인 보람상조에 대해 횡령 등 혐의로 본격 수사에 나섰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차맹기)는 30일 서울 역삼동 보람상조 본사 등 10여개 계열사와 부산 용호동 최모(52) 회장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또 최 회장의 형인 최모(62) 부회장도 체포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현재 가족과 함께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보람상조와 보람상조개발, 보람종합건설 등 계열사를 가족과 친인척 이름으로 운영하면서 고객이 맡긴 돈을 빼돌려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빼돌린 금액은 최근 몇 년 사이에만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이렇게 빼돌린 고객 돈으로 2007년 부산 동구와 사상구, 수영구의 호텔을 가족 이름으로 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 회장에게 귀국을 종용하고 있으며 혐의가 드러나는 대로 미국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에 대해 보람상조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세무 당국이 조사했지만 아무런 불법 행위도 적발하지 못했다”며 “회장은 현재 미국 현지법인의 사정으로 출국해 있으며 검찰이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수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람상조 그룹은 1991년 부산에서 설립돼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국으로 확장, 약 20년 만에 회원 수 75만여명에 연간 1만2000여건의 행사를 대행하는 국내 상조업계 1위 회사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상조 관련 회사를 중심으로 정보통신, 호텔, 건설, 리조트, 여행사, 광고대행사 등 10여개 계열사에 종업원 3000여명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해 미등록 다단계 판매와 허위·과장 광고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경찰에 수사 의뢰됐고, 사업자 단체인 한국상조연합회로부터 제명당했다.
당시 이 회사 노조는 성명을 통해 “보람상조는 회원들의 돈을 부동산과 계열사에 펑펑 쏟아부어 회원들이 납부한 금액 중 5%도 되지 않는 돈만 예치돼 있을 정도로 부실하다”며 “만약 도산할 경우 고객의 95%가 보상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